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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할 때 거품, 세정력과 무관…환경엔 '독'

<앵커>

자동차를 닦을때 세제에서 거품이 많이 나면, 차가 더 깨끗하게 닦일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세차장에서도 거품이 많이나는 세제를 더 선호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조사해봤더니, 거품과 세정력은, 별 관계가 없었습니다. 반면 거품이 많이나면 수질오염은 훨씬 더 심해졌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셀프' 세차장입니다.

운전자가 차를 세차하면서 먼저 거품을 입히고 있습니다.

(거품 많이 묻히시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운전자 : 거품이 많으면 잘 닦일 것 같아서요.]

다른 운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다빈/서울 광진구 : 아무래도 거품이 더 많으면 더 효과적으로 세차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거품의 양과 세정 효과가 비례하는지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해봤습니다.

시중에 유통 중인 차량용 세정제 다섯 개를 골라 세정력의 차이를 알아봤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거품이 많이 나는 제품이라고 세정력이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이 제품을 흔드는 방식으로 거품을 만들어 비교 실험해봤습니다.

먼저 거품이 가장 많이 나오는 제품의 세정력을 확인했더니 기름때를 지울 땐 세정 효과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일반 오염물을 제거할 땐 세정력이 보통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두 번째로 거품이 많이 나온 제품의 기름때 제거는 보통 수준, 일반 오염물 세정 효과 역시 신통치 않았습니다.

[이호근/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거품이 많이 발생해서 사용자들의 기분이 상당히 좋습니다만, 거품이 많이 난다고 세정 효과가 좋고, 거품이 적다고 세정 효과가 안 좋은 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세정제를 평소 세차할 때보다 훨씬 더 묽은 상태인 1/1000로 물에 희석한 뒤,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보통 세정제엔 수질을 오염시키는 '음이온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데, 거품이 가장 많이 나오는 제품에 음이온 계면활성제가 6PPM이 검출됐습니다.

두 번째로 거품이 많이 나오는 제품도 계면활성제가 12.59PPM이나 포함돼 세차장 규제 기준인 5PPM을 모두 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일부 세차장에선 거품이 많은 제품 사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김도형/세차장 업주 : 세차를 하면서 거품이 많으니까 거품을 씻어내기 위해서 물이 많이 들어가죠. 그만큼 더 수질오염이 된다고 보는 거죠. 될 수 있으면 거품이 안 나고 깨끗한 세차를 하는 게 좋지 않나….]

수질 오염과 물 낭비를 줄이기 위해 세차 때 현명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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