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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안 피웠는데 폐암…세균성 미세먼지가 원인

<앵커>

지난 10년 새 남성 폐암 환자는 좀 줄었지만, 여성 환자는 23%나 늘었습니다. 대부분 흡연 안 하는 사람들입니다. 왜 담배도 안 피웠는데 폐암에 걸릴까, 국내 연구팀이 이유 중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대학병원 연구팀이 서울의 한 가정에서 침대 먼지를 채집합니다.

청소기로 침대에서 빨아들인 먼지를 특수 용기에 넣은 후 미세 먼지만 분리해서 전자 현미경으로 분석해봤습니다.

동그란 공처럼 보이는 게 실내 침구류에서 흔히 발견되는 세균입니다.

더 확대해보면 표면에 곰보빵 부스러기 같은 게 붙어 있는데 이게 바로 세균 분비물과 초미세 먼지가 엉켜서 만들어진 세균성 미세먼지입니다.

한국인의 5%가 이 세균성 미세먼지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이 경우 천식과 만성 폐 질환 위험도가 8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덕희/81세, (세균성 미세먼지) 천식 환자 : 기침이 나와서 호흡이 곤란해서 숨을 못 쉬고 앉아 있는 거지. 드러눕지를 못해요.]

또 세균성 미세 먼지에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는 사람은 폐암 위험도가 3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담배나 외부 미세먼지보다 세균성 미세먼지가 더 위험하다는 얘기입니다.

[김윤근/이화융합의학연구원 원장 : 담배 안 피우는 사람이 역설적으로 폐암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지는 하나의 역학적인 증거들이죠. 증거들이 하나의 실마리가 되는 거고요.]

세균성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넘어온 황사나 대기 중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김윤희/서울 양천구 : 미세먼지가 높다고 하는 날은 아무래도 외출도 자제하게 되고요. 창문도 다 안 열고.]

침대와 침구류의 세균성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먼지를 자주 털어주거나 세탁하는 게 좋습니다.

연구팀은 세균성 미세먼지가 생물학적 반응으로 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그 반응을 차단하는 백신이나 면역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 폐암 예방과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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