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이면' 박정희 北밀사 접견 사진 공개

<앵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서울을 극비리에 방문한 북한 밀사를 만나는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1972년 5월 31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박성철 당시 북한 부수상을 만나는 장면입니다.

박 부수상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말을 받아 적으려는 듯 두 손에 수첩을 쥔 채 다소곳하게 앉아 있습니다.

박 부수상의 건너편에는 건장한 풍채의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자리했습니다.

박성철 부수상은 그해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비밀리에 서울을 방문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3대 원칙을 담은 7.4 남북공동성명 발표문제를 논의하고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사진은 당시 정부가 촬영한 뒤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보관해 오다가 지난 1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 문을 연 판문점 갤러리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이 갤러리에는 소련인의 돌발 망명을 계기로 1985년 북한이 판문점 북쪽에 고압 철조망을 설치한 모습과, 폭설이 내린 뒤 북한 사람들이 큰 나무판으로 눈을 치우는 모습 등 판문점과 남북 접촉의 역사를 담은 192점의 자료가 전시됐습니다.

[김창현/통일부 남북연락과장 : 판문점이 대결과 갈등의 장소를 뛰어넘어서 통일을 꿈꾸고 통일을 준비하는 문화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은밀하게 추진될 수밖에 없었던 남북 대화 속의 숨은 장면들은 대립하다가도 화해하고 협력해왔던 남북 관계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