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자국 기업체들의 영업기밀을 해킹해서 중국 업체에 빼돌린 혐의로 중국군 장교들을 기소했습니다. 사실상 중국 정부를 겨냥한 셈인데, 중국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이성철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기업체들을 해킹한 혐의로 미 연방 대배심이 기소한 이들은 왕 모 씨 등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5명입니다.
지난 2006년~2012년까지 기업체 컴퓨터 망에 침투해 영업 비밀을 훔친 혐의입니다.
웨스팅 하우스와 솔라월드, 유에스 스틸 등 미국 업체들이 피해를 당했다고 미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설계도와 태양광 산업 등 첨단 기술과 재무 구조에 관한 기밀 정보를 빼내 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빼낸 정보를 미국 기업들과 첨예한 경쟁을 벌이던 국영 기업 등에 전달해 이득을 보게 했다는 게 미 사법당국의 판단입니다.
[홀더 미 법무장관 : 사이버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 형법상 혐의를 적용함으로써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게 됐습니다.]
중국은 "정부와 군이 인터넷을 통한 기업 비밀 절취에 연관되지 않았다"며 기소 내용이 조작됐다고 반박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미 사법당국이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들을 법정에 세우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외국 정부 인사들을 사이버 스파이 혐의로 기소한 것은 미·중 간 해킹 대결이 새로운 차원으로 전개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