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의 침몰을 부른 급회전 순간에 하필 조류까지 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급변하는 조류 환경에 미숙하게 대처한 게,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는 사고 직전 진행방향의 조류를 타고 순항했습니다.
세월호가 급선회를 한 시각은 사고 당일 오전 8시 49분입니다.
제주도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뱃머리를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즈음은 조류의 방향이 북동쪽으로 바뀌는 시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선체가 진행방향의 왼쪽으로 밀리자 뱃머리를 과도하게 오른쪽으로 꺾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허용범/한국도선사협회 기술고문 : 왼쪽으로 배가 계속 돌아가면 천수로 얕은 곳으로 가니까, 또 겁나니까 오른쪽으로 많이 돌린 거예요. 오른쪽으로 더 많이 돌아갈 것에 대비를 했어야 했는데 그 타이밍이 늦은 겁니다.]
또, 방향을 바꿀 때 속도를 줄이지 않은 것도 침몰의 원인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사고 직전 세월호는 최고 속도에 가까운 19노트, 즉 시속 35킬로미터 정도로 진행했는데 방향을 바꾸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아 배가 기울었다는 겁니다.
고속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감속 없이 우회전할 때 차가 왼쪽으로 쏠리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김춘택/세월호 구조작업 참여 어선 선장 : 컨테이너도 많이 실었고 사람도 몇백 명이나 탔는데, 전속으로 항해하는 그 큰 배를 급하게 돌리면 중심을 잃어버리지 않겠습니까.]
아직 비정상적인 급선회의 이유를 단정 지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조류 변화가 심한 맹골수도에서 처음으로 조타를 지휘한 3등 항해사와 조타수의 미숙함이 재앙의 주요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