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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원환자 사망률, 가난할수록 높았다

<앵커>

입원 환자의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은 병의 종류, 진료의 품질, 환자의 상태,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병원의 입원환자 사망률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따져봤더니, 첫 번째가 환자의 소득 수준이었습니다.

이경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월 폐렴으로 한 공공병원에 입원한 50대 의료급여 환자입니다.

의료보험 항목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을 받아왔지만, 보험적용이 안 되는 비싼 비급여 치료는 자비 부담이어서 형편상 받을 수가 없습니다.

[의료 급여 환자 : MRI 찍고 CT 찍고 하면 돈을 미리 보증금 식으로 얼마 정도 걸라는 거예요. 진료비가 비싸니까 못하는 거죠.]

이처럼 경제수준이 낮을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워, 사망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 서울대 조사결과 확인됐습니다.

전국 66개 종합병원의 입원환자 13만 명을 4년간 전수 조사한 결과, 위나 장 출혈 같은 질환의 경우 의료급여 환자의 입원 사망률이 일반 환자보다 56%나 높았습니다.

또 폐렴 30%, 뇌혈관 질환 21%, 심근경색은 19%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가난하면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사망률이 높다는 반박을 고려해 나이, 성별, 합병증 등 조건이 비슷한 환자만 비교했습니다.

의료급여 환자의 사망률이 더 높은 원인의 80%는 값비싼 비급여 진료를 포기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의료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부실한 병원에 입원하는 것도 20%의 원인으로 조사됐습니다.

[병원 관계자 : 보험에 해당 안 되는, 보장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단 말이에요. 아예 치료를 이 사람들 스스로 포기하겠죠. 이용 포기율이 제가 봐서는 한 30% (정도예요.)]

연구진은 가난한 환자들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김 윤/서울대 의대 의과학교실 교수 : 의료급여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필수적인 서비스는 국민들이 돈 걱정 없이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게.]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세계적인 의학 전문지 영국의학저널에 실렸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장현기,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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