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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넘게 일하면…" 장시간 근로, 몰입도 ↓

"직장인 16%만 일에 몰입"

<앵커>

장시간 근로의 문제를 짚어보는 두 번째 기획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근로시간은 3번째로 길지만 생산성은 거꾸로 꼴찌 부근입니다. 생산성을 좌우하는 건 일에 빠져드는 몰입도인데 일을 너무 오래 하다 보니 오히려 몰입도가 떨어지는 겁니다.

미래 한국리포트, 손승욱 기자입니다.

<기자>

[장시간 근로 문화 개선 '행복일터' TV 광고 : 저희 회사만 정시퇴근하네요. 다른회사들 보다 뒤처지는 건 아닐까요. 어? 장시간 근로를 버텨내지 못했군요.]

근무 시간이 길다고 경쟁력이 높아지는 건 아니라는 주제의 공익 광고입니다.

장시간 근로가 자리 잡고 있는 우리 일터에서 그 이유를 찾아봅니다.

밤 늦은 시간, 사무실의 불들은 환하게 켜있습니다. 퇴근 시간이 지났어도 밤까지 연장근무는 이렇게 직장인들의 일상입니다.

[김모 씨/대기업 간부 : 낮에 충분히 열심히 했는데도 부족해서 야근하는 사람이 있어요. 근데 어떤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야근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업무의 효율은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떨어집니다.

[한정륜/식품업체 과장 : 업무가 쏟아지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뇌에 좀 과부하가 걸리는 거 같아요.]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뇌를 살펴보면 집중과 기억에 도움이 되는 알파파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준영/서울대 보라매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 뇌가 열 몇 시간 일할 수 있을 만큼 집중력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쉬고 뇌를 회복해서 다시 일을 하고 그렇게 일을 하시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피곤한 뇌를 계속 사용하려다 보니 일을 붙잡고는 있어도 몰입도는 떨어집니다.

실제로 직장인의 16%만이 일을 할 때 몰입해서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채 일을 하고 나면 다음 날의 업무 효율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김성남/컨설팅회사 인사조직 담당 이사 : 피로가 축적돼서 그 다음 날에 이제 또 낮시간에 근무 몰입하지 못하는 것이 어떤 악순환의 고리가 되는 것이 사실은 더 큰 문제죠.]

이렇게 일해서는 생산성이 오를 리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생산성은 OECD 하위 수준이고 생산성 증가율은 아예 0%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장시간 근로와 피로의 악순환을, 휴식과 생산성 향상의 선순환으로 바꿔야 근로자와 회사 모두에 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무 중심의 시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퇴근할 때 상사 눈치를 봐야 하는 조직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이모 씨/회사원 : 군대 문화나 한국 사회 조직 문화라는 것 때문에 (먼저 퇴근할 때) 어느 정도는 조금 눈치를 보는 경향이…]

말만으로는 안되니까 퇴근 시간이 되면 컴퓨터를 꺼버린 회사도 있습니다.

[유종석/홈쇼핑 지원팀 관리담당 : 강제적으로 PC OFF제도를 도입하고 나서는 PC가 자동으로 꺼지니까 야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근로자 스스로도 시간을 끌면서 일에 얽매이는 자신을 둘러보고 효율적인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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