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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 질주' 이규혁 "메달 없어도 행복했다"

<앵커>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 선수, 자신의 6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올림픽에서 메달은 못 땄지만, 그래도 올림픽이라는 희망이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습니다.

권종오 기자입니다.



<기자>

6번의 올림픽에서 수많은 경기를 경험했지만, 마지막 레이스는 달랐습니다.

이규혁은 링크에 들어설 때부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총성이 울렸고 첫 200m를 시원하게 주파했지만, 곧 체력의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1분 10초 049에 들어와 2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규혁은 링크 펜스 위에 드러누워 가쁜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링크를 돌며 관중들 환호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동료 선수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정들었던 빙판과 작별했습니다.

[이규혁/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 가장 기쁜 건 아직까지 제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좀 슬픈 것은 이제는 스케이트를 못 탄다는 것.]

지난 1991년 13살의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이규혁은 세계 정상급 스케이터로 명성을 떨치면서도 올림픽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0.1초 차이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고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에 발목을 잡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약간은 부족한 스케이트 선수로 끝나고 또 살아가겠지만,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좀 더 노력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올림픽이 좋아 계속 도전했고, 그래서 행복했다는 그는 '영원한 국가대표'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하늘은 끝내 이규혁에게 메달을 주지 않았지만, 백전노장이 보여준 투혼은 한국 스포츠 사에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양두원,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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