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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상온 보관하는 혈소판 혈액…감염에 무방비

<앵커>

보통 헌혈을 하면 피의 성분을 분리해서 보관합니다. 적혈구 혈액은 냉동 보관하기 때문에 세균이 조금 들어가더라도 대부분 곧 죽습니다. 반면 혈소판 혈액은 냉동하면 혈소판 자체가 죽기 때문에 상온에서 보관합니다. 그러다 보니 보관 도중 세균이 번식할 수 있고, 이런 피를 수혈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세균에 감염된 혈소판을 수혈해 숨진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뉴스인 뉴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한 대학병원에서 혈액 질환을 앓던 30대 남성이 혈소판 수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혈 중 갑자기 호흡이 곤란해지고 혈압이 떨어져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결국 사망했습니다.

사망원인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패혈증이었습니다.

그런데 환자에게 세균을 전파한 건 바로 환자가 수혈받은 혈소판 혈액이었습니다.

[해당병원 관계자 : 수혈 부작용이 의심돼서 환자 수혈 백을 긴급히 검사해본 결과 같은 균이 검출됐습니다. 혈액 백에 있는 균이 환자에게 전파돼서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혈소판이 부족하면 상처가 없어도 장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에 꼭 수혈해야 합니다.

문제는 혈소판 혈액은 세균 감염의 위험성이 크다는 겁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지난 2011년에도 백혈병 환자가 패혈증에 빠졌는데 조사결과 환자가 수혈받았던 혈소판 혈액이 원인이었습니다.

보고서엔 혈소판 혈액 약 2천 건당 1건에서 세균감염이 발생한다고 기술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은 혈소판을 환자에게 수혈하기 직전에 세균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수혈 감염 사고가 났을 때 조사에 대한 의무규정이 없어서 병원조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건당국의 용역조사 결과도 국내 제도로는 혈소판 혈액의 세균 감염 관리가 힘들다고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김영우/국립암센터 외과 교수 : 일반 건강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병원에 있는 수혈을 필요로하는 환자들은 굉장히 면역 억제가 되어있단 말이에요. 암환자라든가, 또 여러 가지 건강 상태가 안 좋은 그런 상황에서 그런 혈액이 들어갔을 때 패혈증을 일으킬 수가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100만 개의 혈소판 혈액이 환자에게 수혈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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