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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도대체 어떻기에?

이 대통령 인사관에도 문제 제기

<8뉴스>

<앵커>

인사 청문회 때마다 반복되는 의혹과 자질 논란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인사검증이 도대체 어떻게 이뤄지길래 이런건지 참 궁금해집니다.

어떤 기관이, 무엇을 어떻게 검증하길래 개각을 할 때마다 이렇게 뒷말이 많은지 박세용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부실한 검증에 상식 이하의 해명.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했다."

"부부가 교수를 해 30억 원을 벌었으면 양반."

의혹 백화점이라고 불렸던 검찰총장 후보자.

[박지원/민주당 의원 (지난해 7월) : 2004년 8월 9일에는 후보자도 골프채를 가지고 가고, ***도 가지고 가고.]

[천성관/후보자 : 저희가 그 비행기에 같이 탔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랑 같이 간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

현 정부 출범후 청문회 과정에서 4명이 낙마했습니다.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약속이 있었지만 이번 청문회에서도 똑같은 장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재훈/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어제) : 경위야 어찌됐든 집 사람이 한 것이지만, 제 부덕의 소치고.]

인사검증은 청와대에서 이뤄집니다.

먼저 인사비서관실에서 여러 경로로 후보자를 물색해 3에서 5배수로 압축합니다.

서류를 중심으로 재산과 납세, 병역 등에 대한 예비검증을 벌입니다.

천성관 후보자 청문회 뒤에는 100여 가지 항목에 본인이 직접 체크를 하는 자기 검증서가 추가됐습니다.

이어 민정수석실에서 본인과 주변사람을 직접 만나 추가 정밀 검증을 벌입니다.

인사비서관실은 이 결과를 토대로 대통령에게 후보자를 추천합니다.

검증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검증결과를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냐는 더욱 중요합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8.8 개각 대상자를 상대로 제기된 의혹들은 거의 모두 검증과정에서 스크린된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제점을 알고도 내정했다는 얘기입니다.

청와대의 판단기준이 국민의 판단기준 또는 기대수준과 동떨어진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일만 잘하면 된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관, 인사 실무자들의 '내편 네편' 편가르기 사고방식 때문에 검증이 부실해지거나 검증결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강원택/숭실대 교수 :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를 맞아 측근 중용하려고 하는 그런 생각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덕성에 대한 고려가 소홀 했다.]

국정농단 시비로 비화됐던 이른바 영포라인의 인사독점 논란, 여권 내부의 힘겨루기 때문으로 알려진 인사기획관의 1년째 공석은 인사검증이 아직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한때 총리 후보자까지 낙마시켰던 위장전입 문제가 이제는 사과만 하면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돼버릴 정도로 느슨해져버린 검증.

장관급 인사의 경우에도 청문회에서 부적격 평가를 받으면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곧바로 임명할 수 없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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