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같은 하천인데 사업은 '제각각'…예산낭비 우려

<8뉴스>

<앵커>

하류에선 생태 하천을 만든다는데, 상류에는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같은 하천인데도 구간별로 사업주체와 목적이 다릅니다.

예산낭비는 물론 실효성이 의심되는 '제각각' 행정을 안서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의왕시와 군포시, 안양시를 걸쳐 흐르는 6.7킬로미터 길이의 학의천.

안양시를 흐르는 하류구간 4킬로미터 구간은 환경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됐습니다.

더러웠던 물에 왜가리와 백로가 찾아오고 잉어와 버들치의 보금자리가 되면서 지난 2003년엔 대통령상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위 경기도 의왕시 지역인 상류 2.3킬로미터에서는 오는 7월 말 준공을 목표로 '학의천 제 모습 찾기 사업'이 마무리 공사중입니다.

하류와 다르게 학의천 상류에서는 도로와 인공구조물 만들기에 한창입니다.

하천 사업의 주체가 달라 하천을 입맛에 맞게 정비하거나 보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왕시청 관계자 : 관할구역 내에서 서로가 추구하고 있는 취지는 분명히 다릅니다. 주민 편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시설을 만든 거예요.]

분수대나 수중무대 등 의왕시에서 설치하는 시민 편의시설은 하천 상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하류의 잘된 생태하천까지 오염시킬 수 있어 문제는 더 큽니다.

학의천이 갈라져 나오는 본류 안양천은 군포시에서 '도시형 하천정비'라는 또 다른 사업 명칭으로 국토해양부 예산을 지원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전국에 부지기수입니다.

국토부에서 지난 3월 새로 추진한다고 밝힌 '지방하천 생태하천조성사업'도 환경부의 '생태하천복원사업'과 일부 대상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하천을 두고, 환경부와 국토부, 소방방재청이 제각각 다른 취지와 밑그림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황순진/건국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 :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일관된 틀을 갖추지 못하고 지금 투자한 예산이 다시 중복적으로 그때 가서 다시 투자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하천의 올바른 활용과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하천별 공통 정비 원칙과 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