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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 납세자 전용 심사대 '무용지물'

<8뉴스>

<앵커>

한 달 전에 인천공항에 고액 모범 납세자를 위한 전용 출입국 심사대가 설치됐습니다. 그런데 어떤날은 이용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애물단지가 돼 버렸습니다.

유병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24일) 낮 12시, 인천공항 출국 심사대입니다.

출국 여행객들로 가득찬 가운데 유독 한곳이 텅 비어 있습니다.

고액 모범 납세자 전용 심사대입니다.

1억원 이상의 소득세 납세자와 10억원 이상의 법인세를 납부한 법인 대표 252명이 그 대상입니다.

지난달 24일부터 출국장에 4개, 입국장에 4개 설치됐습니다.

그런데 한달 동안 이용객은 19명, 하루에 1명도 이용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인천공항 상주 직원 : 고액납세자가 벌써 항공사 리스트에 (VIP로 올라) 어차피 대접받고 다닌다 이 말이지. 항공사가 알아서 (다 해주고). 필요가 없고 비난만 사죠..]

길게 줄 선 봉급쟁이 납세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유리지갑'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봉급 생활자 보다 더 모범 납세자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합니다.

[김수미/직장인 : 지금 이렇게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 혼자만 저쪽에 간다면. 그것도 이용 고객이 그렇게 많다면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1억 씩 세금 내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냐는 거죠. 우리가 세금 냈는데 누구 한 사람만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고액 납세자를 우대한다는 취지로 만든 전용 심사대.

정작 고액 납세자는 외면하고, 대다수 성실 납세자는 언짢아하는 천덕구러기로 전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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