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제는 어려운데 경제수장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임설까지 나돌았던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여권 내부와 뭔가 삐걱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철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당초 오늘(21일)로 예정됐던 방송기자클럽 토론회를 급박한 일정이 생겼다며 취소했던 이헌재 부총리.
이 때문에 사임설이 증폭되기도 했지만 오늘도 거듭 부인했습니다.
[이헌재/경제부총리 : 그만두지 않아요, 그만두지 않는다니까.]
그러나 최근 여권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잇따라 밝혀 언제든 거취 문제가 재론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이 부총리는 그제도 일부 기자들에게 국민은행 자문료 파문 등에 대한 심경을 토로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원리를 벗어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나 부유층에 대한 사회적 반감 등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국정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386 정치세력의 경제무지론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헌재/경제부총리 : 17대 국회가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초선의원이 많아져서 그런지 내용은 잘 모르면서 진지해진 것 같습니다.]
이부총리는 또, 대통령의 통치철학도 존중하지만 내 나름의 방식도 중요하다며 강한 소신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여권에서는 불쾌하다는 반응이 역력합니다.
열린우리당측은 당의 정책기반이 시장주의며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시장경제에 맞지 않다고 한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경제수장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시장도 덩달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배상근/한국경제연구원 박사 : 정부정책의 위상이 약화되면 부처간 정책 혼선뿐만 아니라 정책 불안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선장을 맡겼으면서도 키를 잡을 수 없게 만드는 이상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신뢰회복은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