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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와주길

◎앵커: 이런 안타까운 사연도 있습니다. 북에서 큰아들이 찾 아온다는 소식에 상봉의 날만 기다리던 구순의 노모가 그만 세상을 떠났습니다. 무려 50년을 기다려 왔는데, 이 기막힌 사연을 조재근 기자 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강원도 고성에서 지척에 북녘을 바라보며 평생 큰아들 걱정에 한맺힌 세월을 보낸 황봉순 할머니. 지 난 달 16일 북한측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에서 죽은 줄 알았던 큰 아들 문병칠 씨 이름을 확 인했습니다. 그러나 황 할머니는 아들 소식을 접한 지 사흘 만에 지병으로 눈을 감고 말았습 니다.

<문정자(59세 큰딸): 손을 꼭 잡으면서 만나게 해 달라고, 만나게 해 달라고 그러시더라구 요...> 유족들은 행여 북녘 형제의 서울길이 막힐까봐 어머니 돌아가신 사실을 차마 알리지 못했습니 다. 그러나 언제까지 감출 수도 없는 일. 마침 내 당국에 사실을 털어놨고 적십자사는 오늘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황 할머니 사망 사 실을 북측에 통보했습니다.

황 할머니는 세상 떠나기 전 사흘 동안 큰아들 생존 소식에 힘을 얻은 듯 밝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유족들은 북 의 병칠 씨가 얼마나 낙담할까 한숨을 쉽니다.

<문정자(59세 큰딸): 만나면 어머니 사망됐다는 소리 한다는 것도 참 어떻게 얘기를 해야 될런 지...> 유족들은 그래도 장손 병칠 씨가 닷새 뒤 서울 방문단에 끼어오기를 고대합니다. 비록 사진만 이라도 평생 기다리던 어머니 모습을 북녘 형 제에게 안겨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SBS 조재 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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