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 수출을 제한하는 품목에 고대역폭 메모리를 추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의 인공지능 개발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고대역폭 메모리를 수출 주력 상품으로 하고 있는 우리 반도체 기업에 피해가 우려됩니다.
워싱턴에서 남승모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미 상무부는 중국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고대역폭메모리, HBM을 추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 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입니다.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제품이 사실상 통제 대상에 포함됩니다.
[설리번/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첨단기술 보호는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에서도) 계속해서 지지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적용해 미국산 뿐 아니라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된 다른 나라 제품까지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세계 HBM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걸로 알려진 우리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제품을 대부분 미국에 공급하고 있어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거란 관측이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업체들의 사재기 속에 올 상반기 HBM 매출의 약 30%가 중국에서 발생했단 보도도 있어 직접 영향이 있을 걸로 보입니다.
상무부는 또 대중 수출통제 품목에 반도체 제조장비 24종과 소프트웨어 3종을, 수출금지 대상에 중국군 현대화와 연관된 140개 기업 명단을 각각 추가했습니다.
역시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이 적용돼 일부 한국산 반도체 장비나 부품의 중국 수출 제한이 우려됩니다.
상무부는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자체 수출통제에 나서기로 합의한 네덜란드와 일본 등 33개국은 장비 수출 허가 면제 대상에 올렸지만 한국은 빠졌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통제조치 직후 전형적인 경제적 강압행위이자 비시장적 방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수출통제와 함께 트럼프 2기 관세폭탄 등 미중 대치가 격화될 거란 전망 속에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것 아니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