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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받이 각도 58도 '질식 위험'…영아 '요람사' 주의

<앵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가,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지는 경우가 우리나라에서 최근 5년 동안 270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수면 자세가 질식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는데,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아기 요람 중 절반 넘는 제품에서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요람이나 경사진 바운서, 쿠션 등은 영아를 혼자 앉혀두거나 재우는 용도로 흔히 사용합니다.

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영아의 머리가 가슴 쪽으로 쏠려 기도를 압박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은 등받이 각도를 10도, 호주는 7도 이내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제품 30개를 조사해 봤더니, 절반이 넘는 17개가 해외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요람 10개 제품은 모두 등받이 각도 10도를 초과했는데, 심지어 58도인 제품도 있어 질식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6개 제품 외에는 질식 위험성에 대한 경고 표시도 없었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우리나라에서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사망한 1세 미만 영아는 모두 275명.

대부분 명확한 이유 없이 수면 중에 발생해 '요람사'라고도 불리는데, 1년에 1천 명당 0.2명꼴로 발생합니다.

미국 등에서는 경사진 수면용품에서 발생한 영아 질식사를 계기로 수백만 개 제품을 리콜하고 안전기준을 강화해 왔는데, 우리나라는 유아용 침대에 대한 기준만 있을 뿐 쿠션, 요람 등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요람은 '수면용 침대'가 아님에도 영아가 잠든 광고로 소비자 혼선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한성준/한국소비자원 제품안전팀장 : (등받이 각도) 10도를 초과한 제품은 수면을 연상시키는 광고 내용의 삭제와 주의사항을 표시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영아는) 단단하고 평평한 표면에서 똑바로 눕혀 재워야 합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올해 하반기까지 영아 수면용품에 대한 안전기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윤형,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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