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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교가 외면한 성범죄…재수사로 증거 확보

<앵커>

한 중학생이 성폭력을 당했다고 학교에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도, 학교는 별 조치가 없었고, 경찰 역시 증거가 없다며 사건을 마무리했다는 내용, 저희가 두 달 전에 전해 드렸습니다. 이후 경찰이 다시 수사에 나섰는데, 이번에는 판단이 달라졌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 모 양은 중학생 3학년이던 지난해 동급생 A 군에게 지속적으로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말합니다.

[김 모 양/피해 학생 : 저를 강제로 힘으로 밀쳐서 옥상 바닥에 눕힌 거예요. 손을 옷 안으로 넣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걔 뺨을 때리고 떨어졌단 말이에요.]

김 양은 지난해 말 한 선생님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이 교사는 김 양이 졸업할 때까지 학교와 교육청, 학부모에게까지 이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후 A 군의 불법촬영 의혹까지 불거지자 학교는 뒤늦게 학폭위를 열고,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CCTV와 목격자 등 증거가 없다며,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했습니다.

불법촬영 의혹이 제기됐던 A 군의 휴대전화는 들여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이후 A 군은 '국가가 인정한 결백한 남자'라며 피해자를 조롱하는 듯한 영상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SBS 취재가 시작되자, 경찰은 지방경찰청 차원에서 재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두 달 만에 A 군을 강간미수와 강제추행, 불법촬영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김 양이 성범죄 피해 상담을 했던 주변 친구들의 진술과 A 군에 대한 거짓말탐지기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뒤늦게 확보한 A 군과 주변 친구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했더니, 이들이 불법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불법촬영 피해자인 다른 여학생과 대화방 남학생들의 진술도 확보되면서 A 군도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모 양/피해 학생 : 1차 조사 때도 경찰이 제 말에 제대로 관심을 가져줬으면, 진실이 더 빨리 밝혀질 수 있었을 텐데….]

경찰은 교육청 장학사인 A 군 어머니가 친구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박기덕, 디자인 : 김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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