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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고 달리나?…지하철, 안팎 동일한 '소음 기준'

<앵커>

지하철을 타면 어떨 때는 소음이 너무 커서 안내방송조차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음을 관리하는 기준을 확인한 결과, 객차 내부는 기준이 따로 없었고, 외부 기준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5호선, 공덕과 마포역 사이 구간.

객차 안 소음을 측정해 보니, 80dB(데시벨)을 넘어서 90dB까지 올라갑니다.

6호선 녹사평과 버티고개역 사이 구간에서도 소음 측정기 수치는 90dB 가까이 치솟습니다.

[심상문/서울시 은평구 : 시끄러우니까요. 열차 소리 때문에. 안내방송도 안 들리고 전화 소리도 안 들리고.]

국가소음정보시스템 기준을 보면, 80dB은 청력 장애가, 90dB은 난청 증상이 시작될 수 있는 매우 시끄러운 수준입니다.

지난 2022년을 기준으로, 서울 지하철 이용객의 1회 평균 이동거리는 13.73km.

한 번 타면 20분 정도, 객차 안 소음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곡선 구간을 지나거나 바퀴가 레일에 긁힐 때 나는 소리가 소음의 주된 원인인데, 곡선 구간이 많고, 터널 깊이가 깊은 5호선과 7호선이 특히 객차 안 소음이 심각합니다.

서울교통공사 조사 결과, 이 두 노선의 측정 구간 절반 이상에서 최고소음이 80dB을 넘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환경부 고시를 따라 객차 안 소음 기준을 '80dB 이내'로 정했는데, 이를 초과하는 소음인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환경부 고시는 객차 안이 아닌 객차 밖, 그러니까, 승강장이나 레일 주변의 소음을 관리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객차 안은 훨씬 덜 시끄러워야 할 텐데, 내부 소음 기준을 따로 만들지 않고, 외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버린 것입니다.

대전과 부산에선 내부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 각각 76, 75dB 이하로 관리 중입니다.

[김위상/국민의힘 의원 (국회 환경노동위) : 지금까지 엉뚱한 기준으로 전동차 실내 소음을 관리했으니 잡힐 일이 없었습니다. 환경부는 적정 기준과 측정 방법을 조속히 (수립해야 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80dB을 넘는 구간이 일부 있지만, 전체 평균은 기준치 이내인 73dB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내부 소음 기준이 별도로 만들어져야 한단 지적에 대해서는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한일상,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홍지월·김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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