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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야외인데 에어컨 입은 느낌"…옷에 '이것' 발랐다

극심한 기후변화 대응 위한 '냉각 원단' 연구 활발

옷에 분필 발랐더니 냉각효과(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픽사베이)
칠판에 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분필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을 옷감에 얇게 펴 발라 태양광을 튕겨내는 신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이로써 여름철에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체온을 낮춰 시원하게 만드는 신개념 의복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 연구진은 뜨거운 햇볕을 반사할 수 있는 신개념 직물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의 핵심은 분필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을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분필, 석회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인 탄산칼슘은 입자에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반사시키는 성질이 있습니다. 

연구진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 20분의 1 수준인 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탄산칼슘층을 옷감에 아주 얇게 펴 발라 코팅한 뒤 한낮 32도 이상의 햇볕에 노출시켜 옷감의 온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실험을 했습니다. 
옷에 분필 발랐더니 냉각효과(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픽사베이)

실험 결과, 탄산칼슘 코팅을 한 옷감 아래의 공기 온도가 주변 온도보다 평균 4.5도까지, 코팅 처리하지 않은 직물보다 최대 8도까지나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때문에 탄산칼슘으로 코팅된 옷을 입은 사람은 여름철 야외에 있더라도 마치 에어컨이 돌아가는 실내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냉각 효과가 있는 옷을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물질로 과불화화합물(PFAS) 등이 있지만, 이는 체내에 쌓이면 암이나 간 손상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유해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탄산칼슘을 쓰면 그런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 연구진이 개발한 '냉각 섬유 샘플'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연구진은 탄산칼슘을 활용한 이유에 대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옷감의 온도를 내리는 방법을 개발하고 싶었다"며 "더운 지방에서 집의 온도를 내리기 위해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석회암 기반 석고에서 영감을 얻어 석회암과 분필의 주요 성분인 탄산칼슘 입자로 직물 타일을 코팅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은 거의 모든 원단에 적용할 수 있고, 반복적으로 세탁하더라도 코팅이 최대한 벗겨지지 않도록 특수처리했다"며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사람이 느끼는 더위를 줄일 수 있고, 극도로 더운 환경에서 귀중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응하기 위해 냉각 원단 개발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카고 대학 연구진들은 나노와이어와 울이 포함된 소재로 만든 냉각 섬유를 개발했는데, 이 원단은 여름철 옷에 자주 사용되는 상업용 실크 소재보다 약 16도 더 시원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주 멜버른 공과대학교(RMIT) 연구진들은 '나노다이아몬드'라는 작은 입자를 면직물에 코팅한 결과, 처리되지 않은 면직물에 비해 최대 3도의 온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RMIT 연구진들이 개발한 '나노다이아몬드'로 코팅한 냉각 섬유(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나노다이아몬드라고 하면 비싸게 들릴 수 있지만, 보석에 사용되는 다이아몬드와 달리 실제 제작 비용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소재는 여러 번 새탁하면 냉각 기능이 감소한다는 특징이 발견돼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냉각 원단이 결과적으로 에어컨의 비용과 기후 영향을 줄일 수 있다"며 냉각 원단의 비용을 낮추기 위한 추후 연구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RMIT 프로젝트 책임자인 후샤르는 "일반 원단 비용의 3배가 든다면 모든 사람이 사용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극심한 더위에 가장 취약한 이들은 주로 가난하고 냉각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가장 낮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통해 냉각 원단의 비용을 낮추는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밝혔습니다.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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