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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 맞네" 중고거래 쏟아지는데…지자체는 재고량 몰라

<앵커>

개인이 팔 수 없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는 한 해에만 10억 장이 넘게 쓰이는데, 관리 책임이 있는 지방 자치단체들은 재고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팔리고 있는 종량제 봉투.

수십 장, 심지어 수백 장까지 판다고 돼 있습니다.

실제 구매가 가능한지 접촉했더니, 10리터짜리 80장을 정가보다 조금 저렴한, 2만 원에 팔겠다고 했습니다.

[당근마켓 종량제봉투 판매자 : 10리터짜리 네 묶음이에요. 한 묶음에 덩어리로 해서 네 묶음. 따로따로 돼 있어요. (봉투 (또) 생기면 연락 주세요.) 네.]

QR 코드를 확인해보니,

[정품이네.]

정품이 맞았습니다.

종량제 봉투는 지자체에서 발주해 위탁관리 업체를 통해 지정된 판매처에만 배포됩니다.

지자체와 대행 계약을 맺지 않은 개인이 팔면 과태료 처분을 받습니다.

시민단체들이 56개 시군구에 종량제 봉투의 제작량, 판매량, 재고량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습니다.

한 지자체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재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제출한 자료로만 따지면 190만 매 이상의 재고가 있어야 했습니다.

[A 지자체 : 예전 자료가 없는 게(재고량) 있더라고요. 안 보여 가지고. 그거는, 그거만 빼고 드렸는데….]

다른 자치단체도 정확한 재고량을 알지 못했습니다.

[B 지자체 : 저희가 분석을 해보니, 이래도 안 맞고 저래도 안 맞아요. 똑 떨어져야 되는데, 똑 안 떨어져요. 뭔가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유통 과정을 위탁 업체에 맡기다 보니 종량제 봉투 불법 유통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윤경숙/슬기로운 여성행동 이사 : 저희가 전문회계사를 통해서 정리한 자료가 마지막 재고 수량이 다르다, 빈다. 입·선출이 하나도 맞지가 않은 거예요. 몇백만 장의 종량제 봉투들이 이렇게 불법으로 판매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시민단체들은 세금으로 제작되는 종량제 봉투의 불법 유통 여부를 지자체들이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재고량 등을 허위로 작성했다며 지자체들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남 일,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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