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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중지 키웠지만 갈아엎는 농민들…"내다 팔수록 적자"

<앵커>

경북 지역 화훼 농가 농민들이 열심히 키운 꽃밭을 갈아엎었습니다. 꽃을 팔수록 적자가 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TBC 남효주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시설 하우스에서 화사한 자태를 자랑하는 리시안셔스.

겨우내 애지중지 키웠지만 트랙터로 갈아엎고 낫으로 모두 베어냅니다.

자식처럼 키운 꽃을 잘라내는 농민들은 피눈물이 납니다.

[신일항/농민 : 손가락을 자르는 기분이에요. 다른 농가들도 다 그렇겠지만, 저 역시 그래요. 손가락을 자르는 기분입니다.]

화훼 농민들이 꽃밭을 갈아엎은 건 수확할수록 적자가 쌓이기 때문입니다.

리시안셔스 한 단 가격은 3천 원가량.

한 박스를 팔면 6만 원 정도 받을 수 있는데, 지난해의 절반 수준입니다.

꽃값은 반 토막이 났지만, 전기요금과 영양제 같은 각종 비용은 올랐고 일꾼 한 명당 12만 원을 주고 수확까지 하면 내다 팔수록 적자입니다.

어렵게 수확해 꽃 도매시장에 납품해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국내산을 찾는 사람이 적어 유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래는 더욱 암담합니다.

농민들은 지난해 10월 체결된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이 정식 발효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거라며 정부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실제 장미의 경우, 2015년 62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입 규모가 2016년 한-콜롬비아 FTA 발효 이후 158만 달러, 지금은 973만 달러까지 커졌습니다.

정부가 주요 화훼품목의 관세 철폐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합의했지만, 현장의 우려가 커지는 건 이 때문입니다.

농민들은 화훼 원산지 표시 강화와 재사용 화환 강력 단속 같은 대책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영상취재 : 노태희 TBC, 디자인 : 최성언 TBC)

TBC 남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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