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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계속" 찜통 갇힌 듯 '펄펄'…퇴근 후 숙소도 끓는다

<앵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도 어쩔 수 없이 밖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여름이 더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더 그렇습니다. 섭씨 40도가 넘는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해야 하고, 숙소에서도 더위를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현장을 김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포천의 한 채소농장 비닐하우스.

이주노동자들이 열무를 캐고 포장합니다.

이마에 땀이 흥건하지만 의지할 건 목에 건 작은 선풍기 하나입니다.

[이주노동자 : 여름 더워요. 네팔보다 여기 너무 더워요.]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비닐하우스입니다.

지금 실외 온도는 34도인데, 이곳의 온도는 40도 넘게 올랐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채소농장 비닐하우스, 폭염에도 쉬지 못한 채 일하는 이주노동자

고용노동부는 폭염주의보가 내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 되면 매시간 10~15분씩 쉬는 걸 권고합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 근무 중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면 휴식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주노동자 : (더워서 중간에 쉬는 시간 같은 건 없어요?) 없어요. 계속해요.]

[농장주 : (쉬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점심시간하고 중간중간 더울 때 그냥 잠깐씩 쉬는 거 그게 전부 다예요.]

고된 노동 후 편하게 쉬어야 할 숙소에서도 더위를 피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컨테이너로 만든 이주노동자 숙소.

냉방시설 하나 없는 5평 남짓한 방을 2명이 같이 쓰고 있습니다.

또 다른 숙소에는 농장주 방에만 에어컨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 (에어컨) 켜고 싶어도 내 방에 없어요. 사장님 방에 있어요.]

[김달성 목사/포천이주노동자센터 : 낮에는 이런 찜통같은 하우스 안에서 (일하고) 일을 마치고 들어간 숙소가 역시 찜질방 같은.]

비닐하우스 안, 에어컨 없는 컨테이너 숙소

정부는 폭염 시 쉬는 시간이나 온열질환 대처법 등을 담은 폭염 예방 가이드를 이주노동자들의 모국어로 만들어 농장주들에게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이걸 봤다는 이주노동자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주노동자 : (이런 거 본 적 있어요?) 몰라요.]

지난 2020년 겨울 비닐하우스에서 거주하던 이주노동자가 동사하면서 정부는 가건물 숙소를 금지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주거 환경이 개선되지 않자 지난해부터 전수 실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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