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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울수록 손해" 도매가 30% 폭락에도…늘 비싼 한우

<앵커>

한우 도매가격이 3년 전보다 3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사룟값은 올라서, 소를 키울수록 오히려 손해를 본다고 한우 농가는 말합니다. 이렇게 도매가격은 떨어졌다는데, 정작 소비자들은 한우 값에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형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의 한 한우 농장, 2년 전 250마리 넘게 키우던 소를 절반 가까이 줄였습니다.

사룟값은 50% 이상 치솟았는데 소 가격은 갈수록 떨어져 팔 때마다 손해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인세/경기 평택시 : 소를 죽일 수도 없고, 내다 버릴 수도 없고, 사료를 안 주면 또 극한 상황이 되니까… 소똥밖에 안 남습니다, 지금.]

한우 농가의 순손실은 마리당 142만 원으로, 1년 사이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올해 한우 공급량이 사상 최대인 97만 5천 마리까지 늘어나면서, 지난달 평균 한우 도매가격은 1kg당 1만 6천800여 원, 3년 전보다 3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그만큼 한우를 저렴하게 먹게 됐을까.

대형마트와 정육점 등 소매 유통점포의 평균 한우 소비자 가격은 같은 기간 9% 떨어지는 데 그쳤습니다.

주요 음식점들 소고기 가격은 각종 비용 상승을 이유로 오히려 올랐습니다.

[김민우/경기 성남시 : 조금 싼 걸로 대체하는 거죠. 한우 대신에 호주산 (쇠고기) 먹거나, 한우는 특별한 날에 먹는 걸로.]

도축장, 경매장, 도매, 소매점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유통 구조 속 각자 마진을 늘려잡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농가에서 출하할 때 한우 한마리 가격은 평균 950만 원, 도축과 정형 작업을 마치면 1천250만 원으로 뛰고, 대형마트에 도달하면 2천300만 원, 백화점이라면 3천만 원이 됩니다.

일부 한우 영농조합이 운영하는 자체 직거래 판매장 사례를 보면, 유통 구조를 간소화할 경우 20% 정도 가격 하락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지현/한우 직거래 판매점장 : 도축에서 육가공, 그리고 바로 소비자들한테 만나는 그런 유통구조. 중간에 있는 도매가까지는 마진을 줄일 수가 있고, 소비자들한테 20%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진행할 수 있거든요.]

한우 농가들이 다음달 3일 대규모 '사육 포기'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황, 농가와 소비자간 간극을 줄일 실효성있는 유통구조 개선이 요구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이승열, 디자인 : 서승현·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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