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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불법 과외 다닌 현직 음대 교수님…콕 찍어 높은 점수

<앵커>

수험생들에게 한 번에 수십만 원씩 받고 불법 과외를 해 준 음대 교수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가르친 학생의 대학 입시에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고, 합격한 경우 학부모로부터 명품 가방도 받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현직 음대 교수-수험생 마스터 클래스가 열린 곳

서울 강남의 한 음악 연습실, 단상 위에 반주용 피아노와 보면대가, 아래에는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현직 음대 교수들이 수험생 등을 상대로 교습을 하는 이른바 '마스터 클래스'가 열린 곳입니다.

[음악 연습실 관계자 : 학생들은 '선생님' 이렇게 부르지만 어떤 교수님이고 그런 건지는 몰라요. 경찰이 와서 조사를 한 번 한 적이 있는데….]

경찰은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마스터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불법 과외를 한 혐의 등으로 입시 브로커 A 씨와 현직 대학교수 등 17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노래를 배울 때마다 수험생들은 반주비와 대관비를 포함해 적게는 40만 원에서 70만 원까지 낸 걸로 조사됐습니다.

대학교수 13명이 수험생 30여 명을 가르치며 받은 돈은 약 1억 3천만 원 정도.

현직 음대 교수-수험생 마스터 클래스, 실기평가표

이 가운데 교수 5명은 서울대와 한양대, 숙명여대, 경희대 입시 등에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을 평가했고, 다른 수험생보다 높은 점수를 준 걸로 파악됐습니다.

일부 대학은 지원자 얼굴을 볼 수 없게 커튼을 쳤지만, 노래 제목과 목소리 등으로 수험생을 구분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상곤/한국성악가협회 이사장 : 같은 곡이라 하더라도 박자를 조금 느리게 한다든지. 발음을 어떤 부분을 어떻게 한다든지. 그런 거 하면 찾아내기 어렵지 않아요.]

입시 당일까지 수험생을 가르친 한 교수는 합격 사례 명목으로 학부모로부터 현금과 명품 가방을 받았다가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입시 비리가 적발된 대학들에 수사 결과를 통보하고, 교육부에는 입시 심사위원 선발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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