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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대부분 '단순 노무'…"우리도 다양성 원해요"

<앵커>

노인 돌봄 문제에 이어 오늘(9일)은 노인 일자리 문제 살펴봅니다. 체력도, 또 살릴 경력도 있는 노인들은 다양한 일자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 요구를 우리 사회는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 신용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개인 사업을 했던 73살 정재근 씨는 지금은 식당이 없는 회사들에 도시락을 배송하는 일을 합니다.

매일 3시간에서 6시간씩 활발하게 움직이며 배달을 합니다.

보수는 월 150만 원 정도지만, 건강도 챙기고, 일도 하길 원했던터라 지금 하는 일이 만족스럽습니다.

이런 정 씨가 구직 과정에서 힘들었던 건 체력이 남아 있단 걸 스스로 증명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겁니다.

[정재근/서울 강남구 : 노인들의 기초 체력을 좀 테스트해 본다든가 이런 자격증을 하나 좀 줬으면 좋겠어. 그럼 어디 가서 면접시험 볼 때도 '이 사람은 인증된 사람이구나']

대기업에서 명예 퇴직한 63살 김종묵 씨는 은퇴 후에도 업무 경력을 살린 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AI로 독거 노인을 돌보는 기업에서 시간제로 일하다 전일 근무로 변경됐고, 그만큼 임금도 더 많이 받고 있습니다.

[김종묵/서울 은평구 : (주로 노인 일자리들이) 단시간 근무자들로 쓸 수밖에 없게끔 돼 있는 구조도 좀 있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생활에 돈이 좀 필요하신 분들한테는 좀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어르신취업지원센터에 일자리를 문의하는 노인은 하루 평균 120여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일은 단순 노무가 대부분이라 취업까지 연결되는 건 많지 않습니다.

[강인숙/서울 종로구 : 우리가 뉴스를 보면 일자리가 참 많은 것 같아요. 근데 개인적으로 찾아보면 하기가 어렵고 주위 분들도 (비슷해요.)]

노인들의 희망 일자리는 개인 상황별로 매우 다양하지만,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는 공공 일자리 비중이 63.5%에 달할 만큼 일률적이라는 얘기입니다.

[박주임/서울어르신취업지원센터 국장 : (일자리 지원) 인프라가 조금 더 풍족하게 갖춰지는 게 필요하고요. 어르신들이 직접 찾지 못하는 일자리들, 혹은 알려지지 않았던 어르신 일자리들을 조금 더 발굴하고 개발해서 보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노인 일자리 문제를 복지를 넘어 고용 확장 개념으로 접근하고,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늘리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공진구,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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