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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0도에 보일러도 없다…어린 아이도 '석탄 깨기'

<앵커>

1930년대에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고려인들 후손 가운데에는 여전히 무국적 상태로 고된 삶을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SBS가 '고려인 첫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겨울이 1년 중 절반인데, 보일러 한 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장선이 기자입니다.

<기자>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북쪽으로 300여 km 떨어진 우슈토베.

87년 전,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들이 한 달 넘게 강제 이주 열차를 타고 가다, 처음 기착한 '고려인 첫 마을'입니다.

이 척박한 동토에 토굴을 짓고 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고려인 500 가구, 3천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1년에 절반이 겨울로,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40도.

하지만, 난방 시설이 안 좋아 여전히 기댈 것은 석탄뿐입니다.

[헬렌/고려인 : 영하 55도까지도 내려가요. 근데 보통 영하 40도. 1월, 2월에는 많이 내려가요. 40도 되면 하루에 4번은 (석탄을) 때야 해요.]

커다란 석탄 덩어리를 깨는 일에는 노인은 물론, 어린이들까지 모두 나서야 합니다.

[전 알렉산드라/고려인 : 석탄이 큰 것들은 난로에 안 들어가요. 그래서 이렇게 깨 줘야 해요.]

가스 배관으로 값싼 가스가 공급되고 있지만, 200만 원짜리 가스보일러를 마련할 돈이 없다 보니, 단 한 가구를 빼고는 모두 석탄 난로를 때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 2억 원을 기부해서 100가구에 가스보일러를 놔주고, 무국적 고려인들에게 의료비나 교육비를 지원하는 등 SBS는 희망TV 프로그램을 통해 고려인 돕기에 나섰습니다.

SBS 희망TV는 고려인들을 위한 성금 9억 원을 비롯해 에티오피아 분쟁지역 난민과 가족돌봄청소년을 위한 기부 콘서트 등을 통해 이틀간 21억 원의 성금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화면제공 : SBS 희망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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