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에 만취한 승객이 택시 기사를 마구 때리는 일이 부산에서 또 일어났습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택시 안에 보호 격벽을 설치하자는 법안도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KNN 하영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 기장군의 한 택시 안입니다.
만취한 50대 승객 A 씨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60대 택시기사 B 씨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승객 A 씨 : 아까 그때 세웠나? 확 때려버릴까. 이 ○○○○야]
이어 A 씨는 택시기가 B 씨의 얼굴을 주먹과 손바닥으로 십여 차례 사정없이 때립니다.
[아니 했잖아!]
B 씨가 차량 밖으로 도망치자, A 씨는 따라다니며 마구 때립니다.
10분 넘게 이어진 무차별 폭행은 동네 주민이 말리고 나서야 멈춥니다.
[동네 주민 : 기사님은 때리지 말라고 손으로 말리는 상황이었고, 취객은 계속 폭행을 하려고 넘어뜨리려고 하는 상황이었고.]
이 폭행으로 택시기사 B 씨는 눈 주변 부상으로 2주 동안 일도 못 하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택시기사 : 그 사람이 눈을 부릅뜨고 때리는 장면 있지요. 눈만 감으면 그게 떠올라 잠을 못 잡니다. 그래서 정신과에 가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수면제 3가지를….]
택시 기사를 포함한 운전자 폭행 사건은 지난 2018년 2천400여 건에서 2022년 4천300여 건으로 5년 사이 8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시내버스는 기사의 안전을 위해 지난 2006년 보호 격벽을 설치했습니다.
택시도 보호 격벽 설치를 지원하는 운수 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황정용/동서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택시기사도 피해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물리적으로 환경을 설계할 수 있는 그런 부분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고요.]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 처벌법상 운전자 폭행혐의로 50대 A 씨를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용 KNN)
KNN 하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