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는 비용을 지불하고 가입한 이들만 시청하는 만큼 지상파 방송과 같은 공공성을 띤다고 보긴 어렵지만, 물의를 빚고도 쉽게 활동을 재개하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11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배우 배성우 씨는 지난 17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하고 공식 홍보 행사인 제작발표회에도 참석했습니다.
배성우 씨는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하차했습니다.
'더 에이트 쇼'가 배성우 씨의 복귀작은 아닙니다.
음주운전 전에 촬영을 끝낸 영화 '1947 보스톤'이 지난해 9월 개봉했고, 음주운전 후에 촬영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도 지난해 12월 개봉했습니다.
다만 '더 에이트 쇼'는 음주운전 이후에 촬영했을 뿐 아니라 작품에서 배성우 씨의 캐릭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사실상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배우 정석원 씨는 지난 2018년 2월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체포돼 이후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체포될 당시 촬영 중이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하차 없이 촬영을 계속했습니다.
이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에 캐스팅됐고, 2022년 작품이 공개됐습니다.
배우 하정우 씨는 2020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프로포폴 투약 혐의가 드러나 활동을 중단했지만, 202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으로 복귀했습니다.
'수리남'은 하정우 씨가 재판받던 2021년에 촬영됐습니다.
연예인이 물의를 빚기 전에 촬영을 진행해 부득이 출연작이 공개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김새론 씨는 2022년 5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촬영 중이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곧바로 하차하지 않고 후반부 출연 분량을 없애는 쪽으로 각본이 수정됐습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물의를 빚은 유명인들의 출연을 규제하는 것과 달리 OTT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습니다.
특히 글로벌 OTT는 한국 내에서 서비스하는 토종 OTT와 달리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만큼 국내 이용자들의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국내 이용자들이 외면하더라도 해외 성적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OTT가 감시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복귀 통로로 활용되면 연예계는 물론 사회적인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