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3월 경남 통영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이나 1천 명 넘는 학생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 절반이 불에 탔는데, 취재 결과 천장에 화재에 취약한 재료가 쓰여서 불이 빠르게 번진 걸로 드러났습니다.
KNN 최한솔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18일 통영 제석초 화재.
1층 분리수거장에서 난 불이 순식간에 5층까지 번지면서 학교 절반이 불에 탔습니다.
복구 비용만 100억 원.
학생들은 임시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소방관들은 골든타임 안에 도착했지만 불길이 급속히 번지면서 2시간여 동안 불길을 잡지 못했습니다.
[천욱동/통영소방서 화재조사담당 : 필로티에서 불꽃과 화염이 밖으로 나오고 앞에 주차된 차량 4~5대에서 급속한 연소가 확대되면서 건물 외벽 4층, 5층까지 (번졌습니다.)]
불이 시작된 1층 분리수거장을 가봤습니다.
필로티 구조로 돼 있는 1층에서 유독 불에 타고 없어진 부분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바로 알루미늄 천장재입니다.
불길과 고온에 버티지 못하고 녹아내린 천장재는 인근 차량 19대를 다시 태웠습니다.
[천장재 제조업체 대표 : 알루미늄은 600도만 넘어가도 녹아내리거든요. 녹는다는 뜻이 뭐냐면 불이 붙는다는 뜻입니다.]
화재 당시 천장재가 타면서 가장 거세졌던 조리실의 불길은 불이 위층으로 번져 나간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천장재가 불을 옮긴 이유는 천장판 뒤에 붙은 소리를 흡수하는 부직포, 즉 흡음재 때문입니다.
천장재는 불에 타지 않는 불연과 준불연, 난연, 방염 등급으로 구분됩니다.
이 가운데 학교에는 불연과 준불연 천장재만 설치 가능합니다.
하지만, 해당 흡음 천장재는 화재에 취약한 방염 천장재로 추정됩니다.
방염 제품은 명칭과는 달리 불길의 확산 속도만 늦출 뿐 실제로는 불에 타는 성질입니다.
학교 시설물은 소음을 낮추기 위해 흡음 천장재를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을 위해 설치된 학교 시설의 천장재가 학생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안명환 KNN, 화면제공 : 경남소방본부)
KNN 최한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