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얼마 전 고층 아파트가 포함된 대규모 주택 단지를 지었다며 김정은 총비서까지 참석한 화려한 준공식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주민이 아파트의 '낮은 층'을 배정받으려고 간부들에게 뒷돈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유가 뭔지 안정식 북한전문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북한이 1만 세대 살림집을 건설했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한 평양 화성지구.
대로를 따라 고층 살림집들이 빼곡히 들어섰고, 주변 아파트보다 유난히 높은 건물도 보입니다.
노동신문은 가장 높은 아파트가 40층이라고 밝혔고, 지난달 16일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공연까지 곁들이며 화려한 야간 준공식이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 입주하는 주민들이 고층이 아니라 저층을 배정받기 위해 간부들에게 뒷돈을 줬다 문제가 돼 당국의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보도했습니다.
[이상용/데일리NK 대표 : (일부 주민들이 살림집) 배정을 담당하는 인민위원회 (간부)에게 뒷돈을 대고 낮은 층을 배정받았고, 권력이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 주로 고층을 배정받았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뒷 돈까지 주며 낮은 층을 배정받으려는 이유는 전력난 때문입니다.
[김성민/자유북한방송 대표 : 엘리베이터가 일단 전기사정 때문에 작동 안된다는 것(입니다.)]
엘리베이터뿐 아니라 전기 부족으로 고층에는 물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성민/자유북한방송 대표 : 물이 안 나오면 더 괴로운게요. 음료수(먹는 물)만 생각하는 데 대소변을 처리하는 게 정말 곤란해져요. 소변까지는 괜찮은데, (대변은) 사실 끔찍한 것이거든요.]
김정은의 치적이라며 북한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새 살림집, 김정은 주택단지.
정작 전기가 부족해 주민들은 뒷돈을 주더라도 낮은 층에 살려고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