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과 운전기사를 비롯한 직원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를 받는 한진그룹 고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의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이 씨는 폭언,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엄격한 성격 때문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인천의 한 호텔 증축공사 현장에서 서류를 집어 던지고 직원을 밀치며 행패 부리는 영상이 공개돼 수사를 받았던 고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 씨.
[이명희 씨 : 왜 일할 때 올라올 때 개인 전화 들고 와? 왜 개인 전화 놓고 XX이야 일할 때…]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정으로 들어간 이 씨.
이 씨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이 씨의 엄격한 성격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폭행에 상습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법리적으로 다투겠다고 했습니다.
이 씨가 남편을 내조하고 오랜 기간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스트레스가 쌓여 우발적으로 이런 행동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이 씨도 변호인과 같은 의견이냐는 재판장 질문에 "이견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성격을 내세워 정상참작을 받겠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 법조계 반응은 부정적입니다.
[김태환/변호사 : 본인한테 엄격하신 분이라면 오히려 더욱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그 주장 자체에 모순이 있다고 봅니다. 수년간 행동을 반복해 왔다면 상습성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
앞서 이 씨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달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원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