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월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30대 운전자가 앞 유리를 뚫고 들어온 쇳덩이에 맞아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두 달이 넘는 수사 끝에 그 쇳덩이가 어디에서 어떻게 날아온 건지는 밝혀냈지만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정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속도로 1차선을 달리던 승용차 앞 유리에 금이 가더니 외마디 비명이 들립니다.
운전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기야 차 세워.]
승용차는 1km 넘게 달리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서 멈춰 섭니다.
유리창을 뚫고 날아온 쇳덩어리에 맞아 37살의 승용차 운전자가 숨진 겁니다.
길이 40cm, 무게 2.5kg의 쇳덩어리는 판 스프링이었습니다. 화물차 밑에 충격완화를 위해 겹겹이 붙여놓은 철판의 일부입니다.
두 달 넘는 수사 끝에 경찰은 32살의 버스운전기사를 붙잡았습니다.
CCTV 분석과 실험을 통해 사고 차량 맞은편 차선에 버려진 판 스프링이 버스에 밟혀 튕겨 올라 사고가 났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다 보니 버스 기사를 처벌하기는 어렵습니다.
[한문철/변호사 : 물체가 색깔이 환하고 부피가 크면 미리 보고 피할 수 있겠지만, 납작한 것이 아스팔트에 붙어 있었을 때 그것을 미리 보고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판 스프링이 언제 떨어졌는지 알 수 없어 한국도로공사에 고속도로 관리 소홀 책임을 묻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판 스프링을 떨어뜨린 차량을 찾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가능성이 희박해 유족의 안타까움만 더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