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의 사상자가 난 제천 스포츠센터의 건물 외장재로는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가 사용됐습니다.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 외장재인 만큼 불에 상당히 취약해 대형 화재 때마다 화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화재 목격자들은 "주차장 건물 모서리 간판에 불이 붙더니 2층 간판으로 순식간에 옮겨붙었고 '펑' 하는 소리가 여러번 나면서 불이 외벽을 타고 삽시간에 위로 번졌다"고 말했습니다.
1층 주차장에서 난 불이 눈깜짝할 사이에 9층까지 번진 원인은 외벽이 불에 잘타는 드라이비트로 되어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이 주재료라 가격은 불연성 외장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합니다.
외벽에 부착하기만 하면 작업이 마무리돼 시공도 간편하다는 장점도 건축업자들이 드라이비트를 건물 외장재로 이용하는 이유입니다.
건축법상 운동·위락시설 용도의 건축물, 6층 이상 또는 높이 22m 이상인 건축물의 외벽 마감재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자재를 써야 합니다.
한 건물에서 난 불이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로 옮겨붙어 순식간에 옆 건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법 조항입니다.
참사가 발생한 제천의 스포츠센터는 9층에다 연면적 3천813㎡임에도 이 법 조항의 적용을 피해갔습니다.
해당 건축법 조항이 시행된 것은 2010년 12월 19일부터입니다.
그러나 이 스포츠센터 소유주가 제천시청에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때는 2010년 7월 29일로 개정된 건축법이 시행되기 5개월 전이었습니다.
결국 이 스포츠센터는 관련법 시행 직전 건축허가를 신청하면서 화재에 취약하지만 저렴하면서도 시공이 용이한 드라이비트를 외장재로 쓸 수 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