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택배 기사들에게 매달 1만 원씩을 걷고 있습니다. 방범 출입문도 드나들고 엘레베이터도 타니까 택배 기사들도 일종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는 겁니다.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1개 동, 약 4천 대세가 사는 대전의 한 아파트. 택배기사가 1층 출입문에 카드키를 대고 통과합니다.
[택배기사 : 저기 관리사무소에서 이 키를 빌리면 월 1만 원씩 (내야 합니다.)]
이 아파트를 맡은 택배기사들은 처음 카드를 받을 때 보증금 5만 원을 내고 별도로 매달 1만 원씩 사용료를 냅니다. 8년 전 방범 출입문을 설치하면서 시작된 일입니다.
[택배기사 : 경비실에 맡기려 해도 (방범 출입문) 안에 들어가서 맡겨야 되는데 (키가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어요.]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 키를 받는 택배기사들에게 서약서도 쓰게 했습니다.
카드를 분실하면 관리소에서 발급한 전체 카드키 150매의 교체비용을 변상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습니다.
그러나 배달 한 건에 500원 정도를 받는 택배기사들에게 한 달에 1만 원은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택배기사 : (택배) 하나에 5~6백 원 버는데, 열 개 배달해도 5천 원, 6천 원이에요. 최저 시급도 안 나와요.]
관리사무소는 입주자 대표회의가 결정한 일로 월 1만 원의 사용료는 공동전기료를 내는 데 쓴다고 말합니다. 택배기사들이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하는 만큼 전기료를 부담시킨 거라고 설명합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 일반 입주민들도 승강기를 사용하고, 1층 현관 같은 경우도 자동문이지 않습니까? 전기료를 입주민이 부담하는 것처럼…]
이 아파트 담당 택배기사들은 매달 물건 20개 정도는 무료로 배달을 해주는 셈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