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각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KAI가 한국형 헬기 수리온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에 정품이 아닌 이른바 '짝퉁'이 쓰였다는 걸 알고도 은폐하려 한 정황이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윤나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수리온 헬기 시험운영 도중 7대에서 내부 회로가 불에 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기체의 기울기나 외부 기압 등 비행정보를 조종사에게 알려주고 위험한 상황에선 경보를 울리는 '탠탈'이라는 부품이 문제였습니다.
'탠탈'이 잘못되면 조종사가 비행정보와 위험경보를 전달받지 못해 추락하거나 불시착할 위험이 있습니다.
당시 KAI는 정품이 아닌 탠탈이 수리온 10여 대에 장착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KAI의 협력사가 이 업체가 정품이 아닌 가짜부품을 구입해 납품한 겁니다.
주요 방산물자에 가짜 부품이 쓰이면 국방기술품질원에 보고한 뒤 검사를 받아 교체해야 합니다.
하지만 KAI는 보고 없이 협력사에게 몰래 부품 교체를 지시했다고 바뀐 협력사 대표가 폭로했습니다.
[염경윤/전 KAI 협력사 대표 : 부품에 대한 품질검사를 하고 그다음에 조치할 수 있는데 빼 먹었죠. 사고 신고도 안 했고. 제가 내용증명을 보냈으니 (KAI도) 알고 있었겠죠. 피드백은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KAI 측은 문제가 된 부품은 정식 보고한 뒤 교체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근거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해당 부품 자료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하성용 대표가 사임한 가운데 검찰은 하 대표의 측근인 경영지원본부장을 소환하는 등 경영진에 대한 본격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김승태,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