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동에 앞서서 세월호는 수면 위 목표 높이인 13m까지 올라와 옆면뿐 아니라 아랫부분까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선체는 그 날의 아픔을 보여주듯 찢기고 찌그러지고 상처투성이였습니다.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하루 새 세월호에 붙어 있던 진흙과 해초가 마르면서 적갈색이 더 짙어졌습니다.
세월호의 상흔이 더 깊고 짙어 보입니다.
세월호가 13m까지 올라오면서 새롭게 드러난 배 뒷부분은 군데군데 찌그러졌습니다.
마치 누군가 할퀸 듯 찢겨진 상처도 여러 곳 보입니다.
수학여행의 부푼 꿈을 안고 학생들이 걸어 올라갔던 하얀색 외부계단은 검푸른 녹조가 끼었습니다.
속옷 바람의 선장이 승객들을 남겨두고 홀로 도망치듯 빠져나왔던 곳도 침몰 직전 구조대원이 올라서서 눈물을 삼켰던 곳도 비교적 그때 그대로입니다.
파랗던 배 밑창은 검붉은 녹까지 슬었고, 선체 표면엔 어느새 바다 생물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장창두/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 : 표면은요, 몇 개월 수개월만 지나도 그냥 따개비나 (조개류) 이런 이물질이 잔뜩 달라붙습니다. (그래서) 외관상은 굉장히 낡은 거 같지만 그렇게 심하게 부식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월호의 우측 프로펠러는 먼지를 뒤집어쓰긴 했지만, 시동을 걸면 다시 돌아갈 듯 멀쩡해 보입니다.
배 뒷부분에 보이는 곳은 차량용 출입문입니다.
반대편 좌측 문이 인양 작업 중 열린 채 발견돼 밤새 절단 작업을 벌였는데, 우측 문은 다행히 굳게 닫혀 있습니다.
흔적만 희미하게 보이지만, 세월이라는 영문 글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 좌측 9m는 여전히 바닷속에 잠겨 있어 확인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신호식, 헬기조종 : 민병호·양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