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 대통령은 어제(25일)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최순실 씨 의견을 듣는 일을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뒤에는 그만뒀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취임 후 1년 8개월이나 지난 시점에도 최 씨가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남주현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2014년 11월, 서울 강남에 있는 작은 의류 제작실에서 촬영된 화면입니다.
최순실 씨가 옷걸이에 걸린 초록색 재킷 앞에서 금장을 만지작거리며 재단사로 보이는 사람에게 뭔가 지시합니다.
이 옷은 색상이나 금장으로 볼 때 1주일 뒤 박근혜 대통령이 외국 언론과 인터뷰할 때 입은 옷과 똑같습니다.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호주에 갔을 때 대통령이 입은 파란색 재킷과 같은 옷도 등장합니다.
같은 해 9월에는 대외비인 대통령의 북미 순방 일정표를 미리 받아 일정별로 입을 옷의 색상 등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영상에는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부속실 행정관들이 등장합니다.
최 씨를 대하는 태도가 주목할 만합니다.
제2부속실 행정관 이영선 씨는 최 씨에게 휴대전화를 건네기 전 자신의 옷에 닦아 건넬 정도고, 피트니스 트레이너 출신으로 최 씨가 청와대에 추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윤전추 행정관도 긴장한 모습으로 최 씨를 거듭니다.
최 씨가 만든 의상은 행정관들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통령은 최 씨 의견을 듣는 걸 그만뒀다고 했지만, 최 씨는 적어도 2014년 말까지 청와대 행정관들을 수족처럼 부리며 대통령 의상을 좌지우지한 걸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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