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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반대자' 일왕, 퇴위 시사…개헌 맞물려 파장

<앵커>

올해 82세인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에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밝혀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전례가 없는데다 최근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 움직임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도쿄 최선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키히토 일왕은, 15년 전 자신의 생일에 백제 혈통임을 스스로 고백해 큰 화제가 됐습니다.

[아키히토 일왕 (2001년 기자회견) : (日 간무천황 어머니가) 백제 무령왕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한국과의 인연을 느낍니다.]

지난 2005년에는 사이판 한국인 전몰자 위령탑을 참배했습니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부친 히로히토 일왕의 잘못을 씻으려는 듯, 참회의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침략의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역사 역주행에 나설 때마다, '조용한 반대자'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해 8월15일, 日 전몰자 추도식 : 지난 세계대전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때문에 종신직인 왕위를 생전에 물려주겠다는 소식은, 개헌 세력이 2/3를 넘긴 선거 결과와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일단, 나루히토 왕세자 역시 평화헌법의 강력한 지지자라는 점에서 왕실의 '조용한 반대자' 역할도 승계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왕실 계승 순위도 논란입니다.

나루히토 왕세자에겐 아들이 없어서 왕위가 이후 후미히토 왕자 쪽으로 넘어갑니다.

여성은 왕위를 승계하지 못하도록 해, 국제적인 비판까지 받고 있는 이 규정을 고칠지도 벌써 논란이 뜨겁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200년간 생전에 퇴위한 전례가 없었다며, 관련법 개정에만 수년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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