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외출할 때 날씨만큼 신경 쓰이는 게 바로 미세먼지죠. 가끔 환경부가 발표하는 미세먼지 농도가 실제 체감하는 것과 다르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올림픽 공원 안에 있는 미세먼지 측정소입니다.
송파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이곳에서 측정합니다.
측정소 앞의 미세먼지 농도는 ㎥ 당 20~30㎍ 정도입니다.
예보등급으론 '좋음' 수준입니다.
그런데, 공원에서 직선거리로 2km 떨어진 잠실역에서 측정해 봤더니, 순간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공원보다 2배 가까이 올라갑니다.
[김순임/서울 송파구 : 좋은 나무에서 좋은 산소를 뿜는데 (미세먼지 측정소)가 있다는 게 좀 의문스러웠습니다.]
서울 중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시청 별관 옥상에서 측정합니다.
옥상의 미세먼지 농도는 20~30 수준이지만, 시청 바로 앞, 시민의 생활권에서는 이보다 높은 수치가 나옵니다.
[임영욱/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 소장 : 실제로 우리가 체감하고 있고 우리가 노출되고 있는 상황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굉장히 낮게 측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서울시내에 있는 미세먼지 측정소의 약 60%, 인천과 부산에 있는 측정소의 약 80%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생활 공간이 아닌 옥상이나 공원에 있습니다.
[환경부 : 도심에서 적당한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서 앞으로 개선할 예정입니다.]
그나마 측정소가 있는 도시는 사정이 낫습니다.
전국 지자체 252개의 절반이 넘는 129개 지자체에는 초미세먼지 측정소가 아예 없습니다.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많이 받는 충남엔 초미세먼지 측정소가 3곳에 불과합니다.
일상생활이 돼 버린 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려면 구멍 뚫린 감시망부터 정비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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