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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결혼하려면 관둬라' 압박한 회사

<앵커>

친절힌 경제입니다. 요즘도 여전히 여성들이 사회생활하기가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최근에 한 중견 회사에서요, 결혼하겠다는 여직원한테 "그럴 거면 회사를 그만두라."는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믿어지지가 않는데요, 사실인가요?

<기자>

네, 회사 생긴 지 60년이 넘은 지방에 한 술 만드는 회사인데요, 회사 다닌 지 한 4년 된 여직원이 작년 말에 "저 결혼합니다."라고 회사에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윗사람들이 "축하한다." 이러지는 못할망정 돌아가면서 우리 회사는 결혼한 여직원을 쓴 적이 없으니까 관두라고 종용을 했어요. 그런데 이걸 다 녹음을 해놨습니다. 그중에 일부를 먼저 들어보시죠.

[부사장 : 우리 회사에는 결혼하고 근무한 선례가 아직 없을 뿐만 아니라…]

[기획팀장 : 너가 일 못해서 나가는 게 아니잖아. 결혼하고 난 뒤에 다니는 여직원이 없었다는 얘기…]

저기까지는 그래도 그렇다고 치지만, 저렇게 해서 말을 안 들으니까 점점 말이 세지는데, 그다음 말은 정말 귀를 좀 의심하게 만드는 말을 합니다.

[기획팀장 : 결혼해서 애만 하나 낳는 순간에 화장실 가서 눈물 짜고… 유축기 수축기 들고 짜고 앉아있고.]

거의 성희롱, 성차별적인 발언인데 그래도 못 나가겠다고 하니까, 이제는 협박까지 합니다.

[부사장 : 조직하고 개인하고 어떤 대항에 대한 부분은 결코 조직을 능가할 수가 없어…]

취재를 들어가니까 회사에서는 그런 사실 자체를 부인을 했습니다. 그런 사실이 없다. 알아서 회사 관둔 거다.

이 여성은 이 회사 회장하고 대표이사를 법적으로 고소를 했어요. 녹취 파일이 있으니까 그걸로 다 가려지겠죠. 내용이.

[퇴직 종용당한 여직원 : 선례를 남기면 안 되고 너를 해주면 다른 여직원이 다 해달라고 하기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다고…]

마음 같아서는 저 회사 이름을 말하고 싶습니다마는 저기만 저런가 싶은 생각도 들고요, 어쨌거나 우리 기업문화가 아직도 갈 길이 멀구나 하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싶습니다.

저출산이라서 여성들한테 애 낳으라고 자꾸 얘기를 하는데, 저래서 할 수 있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철저하게 조사해서 처벌할 일이 있으면 처벌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보니 회사 앞에 '고객에게 감동을 주겠다.'고 쓰여 있던데 굉장히 가식적으로 들리네요. 이 회사 하나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아이 낳고, 또 일하고 싶어 하는 그런 여성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분위기 바꿔서 홈쇼핑 많이들 하시잖아요. "사상 최저가다. 마지막 기회다." 이런 말 많이 하는데, 그런 말 들으면서도 진짜일까 싶거든요.

<기자>

그러니까요. 홈쇼핑 볼 때마다 "이게 사상 최저가, 이번에 지나가면 다시는 못삽니다." 이러면 정말 저도 심장이 벌렁벌렁합니다. 눌러야 되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런데 일단 그런 소리 안 하는 방송이 없었다. 소비자원에서 조사해보니까 70%의 홈쇼핑에서 그런 얘기를 하고 있고, 그런데 대부분 못 믿을 이야기라는 거에요. 이런 식인 거죠.

[단 한 번의 찬스로 (이후에는) 없습니다. 방송 끝나면 가격은 완전히 달라져요. 지금 방송 보시면서 구입하시면 5만 9천 원. 한 번 방송에서만.]

저게 신발이거든요. 그런데 저거 인터넷 쇼핑몰 뒤져봤더니요. 똑같은 제품 다 팔리고 있고요, 4천 원 더 싸기까지 해요.

실제로 소비자원이 조사를 해봤더니, 저런 광고를 한 물건의 83%, 여섯 개 중에 다섯 개는 자기들 쇼핑몰에서 다 팔거나, 더 싼 값에 딴 데서도 살 수가 있었습니다. 결국은 거짓말이었던 거죠. 그런데 그 핑계가 더 웃겨요.

[이도경 대리/소비자원 약관광고팀 : 홈쇼핑 6개사는 자사 방송만을 기준으로 가격 책정을 한 것이고, 인터넷 가격이나 오픈마켓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최저가가 아니라, 자기네 홈쇼핑에서 판 가격 중에서 사상 최저가란 소리이니까, 말장난이고, 사기이죠. 그러니까 홈쇼핑에서 저런 소리 해도 그냥 "또 저라나 보다." 하고 넘기시는 게 결국은 방법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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