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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제주도 탈출' 누구부터?…선착순 발권에 우왕좌왕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오늘(26일)부터 날씨는 서서히 풀리는데 아직까지 제주 공항에 발이 묶여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절반도 넘는다면서요, 아직.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는 어제 오후부터 눈 치우고 비행기가 뜨기 시작은 했는데, 그 이후 대처도 별로 그렇게 제대로 되지가 않아요. 지금 어제까지 제주도에서 못 나온 사람이 8만 7천 명이었는데, 밤새도록 공항 열어서 집에 돌아온 사람이 그중에 한 3만 명 정도 됩니다. 아직도 6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러면 누구부터 태워 보내야 될까요?

<앵커>

이게 비행이 예약한 순서가 있으니까 예약 순서대로 그냥 태워주면 좋을 텐데, 이게 아니라면서요?

<기자>

그러니까요. 그 기다리는 사람들도 그렇게 될 줄 당연히 알고 있었고, 그게 누가 생각해도 가장 쉬운 방법인데 지금 그게 특히, 저비용 항공사들 중심으로 해서 그렇게 못하는 것 같아요. 능력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그러다 보니까 선착순으로 은행처럼 번호표를 나눠줍니다. 그런데 번호표 준다는 걸 일일이 문자 같은 걸로 알리지도 않았어요. 그러니까 거기 지키고 서 있는 사람만 아는 거죠.

[김정옥 : 밤 비행기가 예약돼 있어서 당연히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취소 문자만 달랑 오고 대기표 받으라는 문자도 없고 지금 와서 보니 사람도 너무 많고….]

그런데 번호표 받았어도 부를 때 만약에 줄에 없다. 화장실 갈 수도 있고 그렇잖아요. 무효입니다. 맨 뒤로 다시 가야 돼요.

그러니까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이 신경이 곤두서서 안 그래도 지쳤는데 서로 싸우기도 하고, 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사람이든 회사든, 곤경에 처했을 때 자기 실력이 나온다는 점에서는 이번 제주도 문제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참 실망스러운데, 나중에 다시 좀 살펴보고 고칠 건 고쳐서 배울 것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무슨 제주도 탈출기도 아니고요, 이게 사실 항공사의 문제인데 제주도 자체의 이미지까지 실추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리고 부동산 쪽에도 재미있는 뉴스가 있습니다. 요새 미분양, 미분양 말이 많더니 요즘 어떤 건설사에서는 분양 다 해놓고 신청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아예 사업 취소까지 했다면서요?

<기자>

최근 5년 사이에 처음입니다. 보통 분양 신청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계산기를 튕겨보고 "이 정도면 되겠다." 한 경우일 텐데, 한 1천 가구 정도 분양하는데, 계약을 하겠다는 사람이 몇 명 나왔냐면 딱 2명 나왔어요.

<앵커>

1천 가구에서 2명이요? 혹시 이게 먼 지방 이야기인가요?

<기자>

아니요, 서울에서 한 40km밖에 안 떨어진 남쪽에 경기도 화성의 동탄2 신도시라는 데인데, 지난달에 분양을 했거든요. 옛날식으로 치면 30평대 아파트인데, 평당 1천만 원 정도 해서 한 채에 3, 4억 정도 하는 집입니다.

모두 980가구를 분양을 했는데, 청약 신청이 절반 들어왔어요. 0.5대 1. 모두 당첨이 된 거예요. 계약금 내고 사인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와서 계약하겠다는 사람은 짝 두 명 나왔어요.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거 그냥 지었다가는 다 미분양 나게 생겼으니까 화성시한테 "저희 분양 취소할게요." 그러고 신청하고, 계약한 2명한테는 계약금에 위약금까지 물어줬습니다.

문제가 뭐냐면, 전국이 다 이렇지는 않은데 작년에 분양이 쏟아진 동네들이 있어요. 경기도가 작년에 분양허가 난 집이 25만 채인데, 서울하고 인천 합친 거보다 2배가 많거든요. 그리고 또 2만 채가 미분양인 상태이고.

그러다 보니까 한 번에 이렇게 밀어내기 힘든 곳이 여러 가지 수챗구멍 막히듯이 문제가 생기는 건데, 경기도부터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분양이 좀 많이 됐던 곳들은 이번 사례를 봐서라도 좀 유심히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렇게 분양 취소되면 어떻게 되나요? 나중에 다시 분양하나요?

<기자>

나중에 땅은 어차피 사놓은 것이기 때문에 여름에 다시 해보겠다는데, 모르죠. 또 그때 되면 될지 안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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