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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엄마, 아들, 그리고 무속인



2015년 6월,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나는 더러운 여자이지만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40대 여성 이 모 씨가 쓴 이 글은 자신과 10대 아들 두 명이 남편과 시아버지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이 글을 시작으로 일명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은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이라 글을 빠르게 온라인에서 확산했고, 의혹은 점점 커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세 모자 성폭행 의혹'을 집중취재해, 세 모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방송 후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집안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세 모자의 배후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의혹이 널리 퍼진 겁니다. 누굴까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배후 인물이 50대 무속인 김 모 씨라고 지목했습니다. 진실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경찰은 오늘(12일)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세 모자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범행 시기나 장소를 정확히 진술하지 못했고, 진술도 명확하지 않아 성폭행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이 모 씨를 억울한 사람을 거짓으로 고소한 혐의(무고)와 아동 학대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남편과 시아버지 등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며 36차례 허위 고소를 하고 17살과 13살 난 아들 2명에게 성범죄 관련 내용을 주입해서 허위 진술을 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배후 인물로 지목한 무속인 김 모 씨도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김 모 씨가 어머니 이 씨를 배후 조종한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씨가 소유한 부동산 가운데 일부가 무속인 김 씨 소유로 넘어간 정황도 포착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제기했던 의혹 대부분이 경찰 수사에서 사실로 입증된 겁니다.

그럼 두 아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구속된 이 씨의 두 아들은 안전을 위해 어머니와 격리돼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여름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세 모자 성폭행 의혹은 이렇게 마무리되어 가는 듯합니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공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무턱대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과, 언론의 정확한 취재 보도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준 사건이었습니다.

기획/구성: 임찬종, 김민영
그래픽: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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