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 8월 헬기 항모 2번함의 함명을 태평양 전쟁 당시 중국 침략의 선봉이었던 항공모함의 이름을 따 카가(加賀)로 지어 붙였습니다. 카가는 1942년 6월 미드웨이 해전에서 처참하게 격침당했고, 아와지 역시 2년 뒤 타이완 남동 해역에서 미 해군 잠수함 공격으로 침몰했습니다. 두 함정 모두 일본에게는 과거의 패배를 딛고 욱일승천(旭日昇天)하자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기억입니다.
● 日 신형 소해함 아와지 진수
일본은 아와지가 멀리는 페르사아만까지 진출해 소해 작전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안보 법제 제ㆍ개정으로 보통국가처럼 해외 파병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일본 방위성 고위 관계자는 주변국의 눈치를 보는 듯 진수식에서 “함명 아와지는 효고현에 있는 한 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밖 사람들 중에 그 말을 믿는 이는 없습니다.
● 아와지, 제국주의 해군의 해방함
일본이 제국주의 시절 부렸던 함정들이 많았으니 좋은 함명도 그때 두루 소진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1년에 수척 나오는 함정에 붙일 새로운 이름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일본에는 제국주의 향수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평화로운 마을도 많고, 조금은 덜 공격적인 위인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부터는 창의적으로 그런 새로운 이름들을 함정에 붙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