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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그래픽] 비자금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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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책장에서 책을 꺼내다가 만 원짜리 지폐를 몇 장 발견할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 몰래 아버지가 숨겨둔 돈, 비자금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아버지들만 이러는 건 아닙니다. 돈이라면 부족할 리 없어 보이는 재벌 회장님들도 비자금을 만듭니다.

수백, 수천억 원을 벌어들이는 회사의 회장님들이 왜 굳이 비자금을 만드는 걸까요? 이유를 설명해 드리죠.

주식회사 '돈많아'가 있습니다. 회장님 이름은 스크루지. 하지만, 이 회사는 사실 스크루지 회장님 것이 아닙니다. 회사 주식을 가진 많은 사람이 지분을 나누어서 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식회사라고 부르는 거죠.

스크루지 회장님은 가장 주식을 많이 가진 사람일 뿐입니다. 때문에 회삿돈과 회장님 돈은 엄연히 다릅니다. 아무리 회장님이라도 주주들 허락 없이 회삿돈에 손을 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욕심 많은 몇몇 회장님들은 회삿돈을 빼돌릴  꼼수를 찾습니다. 대표적 방식이 유령회사입니다.

주식회사 '돈많아'가 외국회사 '번쩍번쩍'에서 대리석을 수입한다고 칩시다. '번쩍번쩍'이 판매하는 대리석은 1판에 10,000원. 그런데 두 회사 사이에 유령회사가 끼어듭니다.

유령회사는 대리석 1판을 10,000원에 사들여서 '돈많아'에 20,000원에 되팝니다. 대리석을 10만 판 수입할 경우 유령회사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10억 원을 벌게 됩니다. 그러나 이 유령회사는 서류에만 존재할 뿐 실제로는 사무실도 없습니다.

유령회사가 번 돈 10억 원은 결국, 스크루지 회장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입니다. 이것이 바로 회장님들의 비자금입니다.

더 심한 경우는 실제로 사들이지도 않은 물건을 산 것처럼 장부를 조작한 뒤 물건값을 회장님이 가져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죠.

벽돌을 산 회사는 스크루지 회장님이 챙긴 만큼 손해를 봅니다. 이 손해는 누가 부담할까요? 회사는 손실을 메우기 위해 인건비를 줄이거나 물건값을 높입니다. 결국, 회사원이나 소비자가, 평범한 '우리'가 부담을 떠안는 겁니다.

회장님은 비자금으로 슈퍼카도 사고, 정치인들에게 사과상자도 선물하고, 골프도 치면서 신나게 사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비자금 조성은 남의 돈을 훔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범죄입니다.

하지만, 몇십억 원씩 비자금을 만든 회장님들이 결국에는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장면을 우리는 자주 보게 됩니다. 돈이 있으면 무죄고 돈이 없으면 유죄라서 그런 걸까요?

비자금이 무엇인지 설명하려고 지금까지 애써봤지만, 비자금을 만든 회장님들이 쉽게 풀려나는 이유는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기획 / 내레이션: 임찬종 제작: 정순천, 안준석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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