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르스에 감염됐던 환자들, 그리고 격리자들이 하나둘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만 마음의 상처가 적지 않습니다. 피해자이면서도 누구에겐가는 병을 옮겼을지 모른다는 죄책감에 주변의 관심조차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남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족을 잃고 격리됐던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집안을 끊임없이 청소하고 수시로 체온을 재기도 합니다.
임종을 지키지 못했고,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느낍니다.
이런 불안과 공포는 완치자들에게도 남아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 : 주변에서 자신으로 인해 아프지 않을까, 혹시 병을 옮기지 않았을까, 불면증과 우울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정부에서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지만, 상담에 응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메르스 확산에 책임감을 느끼는 환자들에겐 심리 치료가 꼭 필요한데, 주변의 지나친 관심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웃이나 동료가 거리를 두는 것도 문제지만, 동정심을 보이거나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심민영/심리위기 지원단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격리라는 게 쉽지 않았을 건데 잘 지켜줘서 덕분에 우리도 안전하게 이 시기를 지나서 너무 고맙다, 이런 긍정적인 얘기들,]
불안감이나 수면장애 등을 방치할 경우 증상이 일상화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리 치료나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배려와 격려를 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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