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을 앞두고 지하철역 이름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습니다. 역 이름이 가져다주는 홍보 효과가 큰데다 이해관계도 얽혀있기 때문인데요. 이렇다 보니 역 이름을 돈을 주고 사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생생리포트, 안현모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와 봉은사로가 만나는 코엑스 사거리입니다.
여기에 들어서는 9호선 새 역의 이름은 '봉은사역'입니다.
서울 지명심의위원회가 역 이름을 정하자 종교 편향 아니냐면서 코엑스 역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역삼동에 들어설 언주역도 마찬가지.
옛 지명에서 따온 이름인데 낯설다며, 근처의 유명한 병원 이름으로 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박종렬/서울 강남구 역삼1동 주민자치위원회 : '차병원 사거리'라 하면 다 아는데, '언주역 사거리'라 그러면 아마 인지가 빨리 안 될 겁니다. 여태까지 명함이나 모든 것에 다 '차병원 사거리'라는 게 들어가거든요. 서명 운동도 했죠.]
학당골역도 납골당 같다는 주민 반대에 부딪혀 재심의 끝에 삼성 중앙역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주변 대학의 문제 제기 때문에 이름이 여러 차례 바뀐 이 역은 같은 역인데도 노선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불립니다.
심지어는 역 이름을 돈을 주고 사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돈을 낸 학교나 병원 등의 이름을 괄호 안에 넣어서 원래의 역 이름과 함께 표기하는 건데요.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의 경우 1년에서 3년 정도 계약을 맺고 이렇게 역 주변 기관의 이름을 함께 써 주는 역이 60곳 가까이 됩니다.
역 이름이 가져다주는 유무형의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인천과 대구의 지하철도 돈을 받고 역 주변 기관 이름을 함께 써주고 있는데 서울 지하철도 이르면 내년부터 같은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강동철,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