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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군토나'에서 한국형 험비로…軍 지프의 진화

[취재파일] '군토나'에서 한국형 험비로…軍 지프의 진화
운전병 출신이 아니더라도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군용 지프, 즉 전술차량에 대한 추억이 아련히 남아있기 마련입니다. 대대장이나 작전장교들이 타는 군대의 '세단'. 병사들은 얻어 타기 힘든 귀한 차이지만 어깨 맞대고 앉은 탑승자들이 고개 돌리기 민망할 정도로 비좁고, 더운 여름이면 트럭보다 천대받습니다. 에어컨이 없기 때문입니다. 창문은 자동은 커녕 수동 여닫이식도 아닌 지퍼 달린 비닐이지요.

미군으로부터 무상원조 받은 지프 M-606을 모델로 만들어져 월남전 참전 경력이 전설처럼 따라붙었던 K-111에서 기아 레토나의 군용 모델인 일명 '군토나' K-131로 이어지는 우리 군의 전술차량 역사. 한미 연합훈련 때 구경하곤 했던 미군의 전술차량 험비가 부러울 수밖에 없는 살림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군도 험비와 비슷한 전술차량을 갖게 됩니다. 한국형 험비로 불리는 KM-1의 전력화가 내년으로 다가왔습니다. 방탄도 되고,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에어컨이 장착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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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만드는 KM-1은 꾸준히 국제 방산전시회를 노크하며 인지도를 높여 왔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를 인정받아 해외 무기상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방위사업청이 KM-1의 내년 전력화를 결정했습니다. 시험평가 결과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내년 양산에 착수해 전방부대부터 2000대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KM-1에는 군토나에는 없는 기능이 많습니다. 차체 뿐 아니라 유리, 타이어도 방탄 재질입니다. 군용 차량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상용 내비게이션과 에어컨도 장착됩니다.

가격은 1억 5000만 원대로 미국 험비의 절반 수준입니다. '철갑' 험비에 비해 약하긴 하겠지만 작전 및 전장 환경이 나라마다 제각각이니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225마력 6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차체 철판이 일반 RV보다 몇배 두꺼워 차가 무겁지만 최고 시속은 130km 이상입니다. 수심 1m의 하천도 건너도록 설계됐습니다. 비방탄 차량은 8000만 원 이하입니다. 민수용 계획은 아직 없지만 민수용으로도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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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1이 실전배치되면 K-111에 이어 군토나도 과거의 '명차'로 기억될 일만 남았습니다. 군토나는 이미 2013년 단종됐습니다. K-111은 언제 단종됐는지 기록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K-111과 군토나, 50년 동안 국방의 의무를 다하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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