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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간청소하면 담석이 와르르?…'노푸'가 탈모에 효과?

넘쳐나는 미검증 의학정보.건강 적신호 ②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간청소'단 단어를 넣고 검색해 보면 다양한 방법들이 나옵니다. 간청소가 필요한 사람들의 증상 수십 가지가 정리돼 있는데, 아마 누구라도 보면 '내가 간청소가 필요하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일 겁니다.

그런데 간청소를 하면 이런 증상들이 모두 호전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습니다. 안할 수 없게 만들 정도입니다.

이들 사이트에서 소개된 방법은 간단합니다. 간청소 주스를 만들어 마시면 됩니다. 오렌지 주스와 올리브유를 섞고 소금을 넣고 휘저어 만든 액체를 잠자기 전에 마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다음날 간에서 나온 노폐물이 알갱이 형태로 용변을 통해 나온다는 겁니다. 간청소 관련 사이트에서는 한눈에 보기에도 굵직한 녹색 알갱이 사진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큰 것은 2센티미터가 넘고, 갯수도 수십개나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내 몸에 저런게 있었다니...그래서 그동안 피곤했나' 충분히 이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차움의료센터의 이윤경 교수를 찾았습니다. 이 사이트를 보여주고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몸에서 나온 알갱이는 대체 뭘까? '그들'의 주장대로 담석인가? 몸 속의 독소가 모인것인가?

이 교수의 말입니다.

"올리브 오일과 소금, 사과즙 같은 산성 주스를 함께 마시게 되면 몸 속에서 이런 결정체들이 만들어집니다. 누구라도 이런 결정들이 나오게 되죠. 실제 몸 안에 담석이 있는 사람에게 이런 음료를 마시게 했더니 결정체들이 나왔어요. 그 뒤에 다시 검사를 해봤는데, 담석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학계보고도 있습니다"

문제는 쉽게 구할 수 있고, 인체에 해가 없는 천연재료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으면 오히려 '쇼크'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이윤경 교수입니다. "사이트에서 만드는 법대로 하면 굉장히 고용량입니다. 담즙을 과다하게 분비시킬 수 있고, 음식도 과다하게 먹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이건 더 위험한거죠"

이 '간청소법'은 닥터 클라크라는 여성이 최초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관련 사이트엔 업적과 자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주장은 독특했습니다. 만병의 원인이 인체에 있는 기생충과 미생물이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이 기생충을 치료하면 에이즈와 암까지 고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 일부 인터넷 사이트엔 노벨의학상 수상자다, 저명한 의사다..이렇게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대체요법 치료사였습니다. 의학과 전혀 상관없는 동물학과 식물학 전공자였습니다. 의학관련 학력을 위조했다 해당 학교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미국 연방공정거래위원회가 그녀의 치료법이 '사기' 가능성이 크다며 제재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는 그녀의 '간청소법'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샴푸를 사용하지 않고 머리를 감는 이른바 '노푸'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언론에서 보도했듯이 오히려 깨끗하게 세척이 되지 않아 피지 등이 두피나 머리카락에 남으면서 탈모 위험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피부과 의사들은 시중에 나온 샴푸와 린스로 깨끗하게 머리를 감는게 최선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 건강에 대한 관심, 천연재료에 대한 맹신, 유명인 따라하기...이게 인터넷 발달과 더불어 '미검증 건강정보'를 양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서양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미확인 건강사이트가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믿고 보고 따라하기 쉽습니다.

이에 대해 이윤경 차움의료센터 교수는 간단히 정리해 줬습니다.

"외국은 아무래도 의료보험 제도가 우리보다 빈약하지 않습니까. 의사 만나기도 힘들고, 만난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진료비도 굉장히 비싸죠. 그래서 이런 건강 사이트와 미확인 정보들이 활성화 돼 있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나라요? 의사 만나기 쉽죠, 비용 부담 적죠, 약국 가면 약 많죠, 외부 감시도 좀 많습니까? 그냥 가까이 있는 병의원 찾는게 건강에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간청소 방법 따라 하는 것보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간장약 한 알 먹는게 더 안전하다고 봅니다"

그렇습니다. 확실한 것은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의료정보, 건강정보가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의 진료와 치료, 처방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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