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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유혹' 도핑…최첨단 의학 동원해 '포착'

<앵커>

박태환 선수의 도핑 사실은 어떻게 드러났을까요? 이 특수 종이 아랫부분에 혈액을 몇 방울 묻히면 피 속 성분이 위쪽으로 이동하는데 성분마다 속도가 제각각입니다. 박태환 선수가 맞은 남성호르몬제도 체내에 있는 호르몬과 이동 속도가 달라서 도핑 여부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여러 방식의 도핑을 감별하기 위해서 최첨단 의학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금메달을 따는 대신 7년 후에 사망해도 금지약물을 투약하겠느냐는 설문에 미국 국가대표 육상 선수의 80%가 '네'라고 답했습니다.

[전 국가대표 선수 : 약물을 섭취했을 때 내 몸의 변화를 가장 확실하 게 느끼는 게 본인이기 때문에 그 유혹에서 빠져 나가기가 쉽지는 않을 거에요.]

약물 유혹은 교묘한 수법으로 이어집니다.

사이클 선수 암스트롱은 600번이 넘는 도핑 테스트를 받고도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암스트롱은 경기 한 달 전 자기 혈액을 뽑아 적혈구만 분리한 후 경기 직전에 수혈받는 방식을 이용했습니다.

적혈구 농도가 짙으면 의심을 받을까 봐 생리 식염수까지 맞았습니다.

혈액 속에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많아 잘 지치지 않는 이득을 봤고, 복용한 약물도 없어 도핑 검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수법은 이제는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박원하/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교수 : 최근에 어떻게 잡아냈느냐면 우리 혈액은 대개 2~3개월로 새로 태어나잖아요. 그래서 미성숙 적혈구와 성숙 적혈구의 비율을 가지고 잡아냅니다.]

쥐가 쳇바퀴를 돌고 있는 모습인데요.

미국의 한 대학에서 특정 유전자를 조작해 보통 쥐보다 33%나 더 오래 달리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일명 '마라톤 쥐'라고 하는데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독일의 한 감독은 이렇게 유전자를 조작하는 도핑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이탈리아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한 도핑을 감별하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승부를 조작하는 도핑은 아무리 교묘한 방법을 쓰더라도 첨단 의학을 동원한 감별법에 결국 포착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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