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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펜션 화재 취약한 건물구조 등이 인명피해 키워

갈대·샌드위치패널·나무로 이뤄져 불똥 튀자 삽시간에 확산

담양 펜션 화재 취약한 건물구조 등이 인명피해 키워
15일 오후 전남 담양의 한 펜션에서 불이나 훈련과 수련모임을 겸해 온 대학생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화재 직전 학생 등 투숙객 26명(소방 당국 추정)은 단층 형태의 황토 흙담집 옆 가건물형태의 바비큐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다. 이들은 불이 나자 출입문을 향해 뛰어가 탈출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사상자가 많았다.

소방당국은 우선 건물 구조가 화재에 취약, 급격하게 불이 번져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불이 난 바비큐장은 바닥은 나무, 벽은 샌드위치 패널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불판에서 불똥이 튀어 지붕에 처음 불이 붙고 이내 전체로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특히 지붕은 황토 흙담 펜션과 조화를 위해 갈대를 얹어 만들었다. 이로 인해 불판에 물을 부을 때 갑자기 튄 불티가 쉽게 옮겨 붙을 수 있었던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학생들이 음주 중이어서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던 것도 피해 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소방 당국은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추운 날씨 속에 담양의 패러글라이딩 훈련장에서 운동한 학생들은 저녁식사를 하며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를 목격한 주변 주민 진술에 따르면 학생들은 불이 난 직후 바비큐장에서 빠져나왔으나 일부는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경황이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넘어지고 뒤엉키며 겨우 피신한 학생들은 안에 4명의 학생이 더 남아있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일부 학생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무리하게 뛰어들다 손바닥이나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또 온몸에 불이 붙어 입구 쪽에 쓰러진 학생을 구조하다 손바닥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펜션에 별다른 소방시설이 없는 것도 초기진압을 하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화기를 이용해 취사하는 곳 임에도 화재 현장엔 소화기가 1대밖에 없었다고 생존자들은 진술했다.

화재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온 학생과 졸업생들의 가족들은 오열하며 숨진 사람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일부 가족은 생존자와 사망자를 정확히 파악해 제때 알려주지 않았다며 소방당국과 학교 측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주민들은 잇따른 안전사고에도 허술한 안전조치와 대응이 반복되고 있다고 혀를 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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